▶ 숨가쁠 정도의 중·고강도 신체활동 중요
▶ 심혈관 질환·암 원인 사망 위험 40% 감소
▶ 중강도 신체활동은 주당 150~300분 해야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및 75~150분의 고강도 신체활동을 유지하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30~4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대 그레고르 미엘케 박사팀이 지난 11일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발표한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신체활동과 심혈관 질환, 암을 포함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간 관계를 분석한 논문 85편을 종합 검토했다. 분석 대상 논문의 표본 크기는 357명에서 657만3,000여명까지 다양했으며, 논문 59편은 성인기 전반에 걸친 장기적 신체활동 패턴을, 16편은 다양한 신체활동 수준의 평균적 이점을, 11편은 누적된 신체활동이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다뤘다.
연구 결과 가장 주목할 점은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던 사람도 성인기 어느 시점에든 신체활동 수준을 높이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20~25%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신체활동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시점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비활동적인 상태에서 활동적인 상태로 전환한 참가자는 계속 비활동적인 사람들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22% 낮았고, 여가 시간의 신체활동 수준을 높인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27% 감소했다.
연구팀은 높은 수준의 신체활동과 사망 위험 감소 간 연관성이 암보다는 심혈관 질환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또는 여가 시간에 높은 활동성을 유지한 사람들은 심혈관 질환 및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계속 비활동적인 사람들보다 각각 40%와 25%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WHO는 성인의 경우 건강을 위해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신체활동이나 75~150분의 고강도 신체활동, 또는 이 두 가지를 조합한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 권고가 현재 가장 좋은 증거를 근거로 한 것이지만 대부분 신체활동을 한 시점에 측정한 것을 기반하고 있어 성인기 동안의 활동 패턴 변화가 줄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성인기에 활발한 신체활동을 유지하거나 활동적으로 전환한 사람들이 WHO 권장 수준을 충족할 경우 모든 원인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공중보건 측면에서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며 “향후 신체활동 개입은 비활동적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미 활동적인 사람들이 그 활동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데도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성인 10명 중 7명이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을 실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전국 17개 시도, 258개 보건소, 33개 지역대학과 함께 수행한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 분석 결과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한 비율은 26.6%에 불과했다. 전 세계 성인의 신체활동 부족률은 2022년 기준 31.3%인데 반해, 한국 성인의 신체활동 부족률은 동기 58.1%로 1.9배에 달하는 상황이다.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은 평소보다 몸이 약간 힘들고 숨이 조금 찰 정도의 활동부터 매우 힘들고 숨이 많이 차는 수준의 활동까지를 포함한다. 중강도 활동에는 천천히 수영을 하거나 복식으로 테니스를 치는 것, 가벼운 물건을 나르는 등의 운동이 해당된다. 고강도 활동은 달리기와 등산, 줄넘기, 단식 테니스,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것처럼 강한 신체적 부담이 동반되는 운동을 말한다. 이러한 활동을 일정 시간 이상 정기적으로 실천한 경우를 신체활동 실천으로 본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30.2%로 여성(19.5%)보다 10.7%포인트 높았으며 연령별로는 20대가 32.3%로 가장 높았다. 70대 이상은 13.8%로 가장 낮았다. 특히 20대 남성의 경우 42.2%가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실천한 것으로 나타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70대 이상 남성은 18.3%에 그쳤다. 여성은 연령에 따른 뚜렷한 감소세는 없었으며 40대(22.9%), 50대(21.8%) 등 중년층에서 실천율이 다소 높았다.
질병관리청은 노화로 인한 체력 변화 등을 감안해 노년층의 경우 걷기 실천율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4년 걷기 실천율은 60대에서 57.0%, 70세 이상에서 50.6%로 조사돼 고령층은 고강도 운동보다는 가벼운 걷기 운동 위주로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만성질환 유무에 따른 차이도 두드러졌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의 실천율은 19.6%였지만 진단 경험이 없는 사람은 26.8%로 7.2%포인트 높았다. 회귀분석에서도 만성질환 미경험자가 유경험자보다 1.1배 더 높은 실천율을 보였다. 정신건강 역시 영향을 미쳤다. 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은 17.3%, 없는 사람은 25.1%로 7.8%포인트 차이가 났으며 우울 증상 미경험자는 1.2배 더 높게 신체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만성질환 예방뿐 아니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서도 숨이 차고 땀이 나는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등산,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같은 활동은 고혈압, 당뇨, 비만 등의 예방과 개선은 물론, 우울증 감소, 스트레스 해소, 불안장애 완화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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