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흑인소방관협회(SBFA)가 센트럴 지구(CD)에 40여년간 소유해온 다목적 회관건물이 지난 10월 매각된 뒤 SBFA의 신·구세대간에 법정투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스트 파이크 St과 23 Ave 모퉁이에 위치한 가정집 형태의 이 2충 건물은 전·현직 소방관들의 친교실이자 흑인청년 소방관 지망생들의 공부방이었고 커뮤니티 단체와 지역교회 등이 유권자등록이나 주일학교를 개최하는 등 커뮤니티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이 협회의 2대회장(1970~1980년)이었던 클레어런스 윌리엄스 등 구세대 회원들은 건물매각 투표에서 은퇴회원들이 배제됐다며 2022년 현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SBFA의 회칙은 회비를 내지 않는 은퇴회원들에게도 투표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은퇴회원들이 모두 투표에 참여했다면 건물매각은 부결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 이사 중 하나인 드류 앤드루스는 구 회원들이 건물관리를 소홀이해 지붕이 새고 벽에 곰팡이가 꼈으며 유리창이 깨지고 지하실엔 물이 차 있고 냉난방장치도 고장 나는 등 폐가수준이어서 보험갱신도 거부당했고 그에 따라 건물보수를 위한 은행융자도 안 된다고 밝혔다.
앤드루스는 협회가 국세청에 세금보고도 전혀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고 연간 9,000여달러의 재산세 및 유틸리티 요금도 체납돼 있으며 건물운영 내용이 제대로 기록돼 있지 않고, 과거 한 이사는 협회의 은행구좌를 개인적으로 이용했음을 실토했다고 밝혔다.
앤드루스는 현 이사회도 회관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며 보수와 매각 중 택일하기 위해 2022년 당시 회원 57명을 상대로 투표한 결과 83%가 매각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 건물은 한 실내장식업체가 68만달러에 매입해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윌리엄스는 건물 매각대금의 절반이 구세대 회원들에게 분배됐다면 그들도 매각에 찬성투표를 던졌을 것이라며 40여년전 회관건물 매입을 위해 투자했던 구세대 회원들에겐 그럴만한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사회 측은 그의 주장을 일축했다.
킹 카운티 고등법원의 조세핀 윅스-마틴 판사는 건물매각 투표가 은퇴회원들이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불 수 없다고 지난 2023년 12월 판결했다. 윅스-마틴 판사는 협회의 회칙을 보면 은퇴회원들도 회비납부와 관계없이 정회원으로 인정토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건물매각 자체가 불법적이라고는 판시하지 않았다.
그 후 이사회는 회비를 납부한 사람만 정회원으로 인정하도록 회칙을 개정하기 위해 현재 및 은퇴 회원들을 대상으로 작년 7월 온라인 투표를 실시, 59%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윌리엄스 등 은퇴회원들은 온라인 투표방식이 생소하고 일부는 온라인 투표지도 받지 못했다며 이번 투표 역시 무효라고 주장했다. 현재 SBFA의 회비납부 회원은 54명이다.
은퇴회원 측은 이사회가 법원판결을 모독했다며 건물매각 무효화를 위한 청원서를 지난 연말 여러 차례 제출했다. 지난주 윅스-마틴 판사는 이사회가 당초 일을 회칙대로 처리했다면 더 이상 재판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법정모독을 판시했다.
이사회는 이 판결에 항소할 의사를 밝혔고, 은퇴회원 측은 건물매각이 무효와 되지 않으면 새로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윅스-마틴 판사는 매각무효 판결을 내릴 권한이 자신에게 있는지 검토해보겠다며 오는 25일 이와 관련한 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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