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과 9일 양일 밤에만 최소한 3만6500여만 명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실제 희생자는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밤사이에 수많은 시신들을 서둘러 매장했다는 국제사면위 등 인권기구의 보고들이 잇달고 있으므로….’
2025년 12월 28일 테헤란의 그랜드 바자 상인들이 철시와 함께 일제히 시위에 나섰다, 시위는 바로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그러자 이란 회교혁명정권은 인터넷을 차단했다. 벌써 3주째다. 그 사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이 질문과 관련된 리얼 클리어 월드의 보도다.
‘많은 피해자 가족들은 시신을 뒷마당에 서둘러 매장했다. 당국의 보복이 두려워서다. 가장 끔찍한 사건은 세 살짜리를 포함해 86명의 어린이가 살해된 것이다. 손괴가 하도 심해 당국은 1만1780구의 시신은 신상파악 불가능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고르간시에서는 보안군이 시위자의 시신을 토막 내고, 또 목이 잘린 시신이 거리에 나둥글고 있다. 수 백 개의 점포가 운집한 라시트 바자에 보안군이 불을 질렀고 뛰쳐나온 사람들을 무차별로 사살했다. 소방대의 진입을 막아 최소 1000여명이 산 채로 불타 죽었다.’
산발적으로 전해지고 있는 참상이 벌어진 그 때, 그 순간들의 현장 목격담들이다.
심지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폭로도 나오고 있고, 헤즈볼라,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의 민병대를 불러들여 무차별 학살을 저질렀다는 증언도 쏟아지고 있다.
이란 회교혁명 정권이 저지른 이 반(反)인륜범죄의 참상, 무엇을 말하고 있나.
도저히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하메네이가 이끄는 회교 독재체제와 이란 국민은 한 국가공동체 안에서의 공존이 불가능하게 됐다. 좀비체제가 된 회교 독재정권의 실효 만기일이 눈앞으로 닥쳐오고 있다고 할까.
이런 정황과 관련, 리얼 클리어 월드는 미국의 군사개입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대학살과 함께 그동안 잠시 잦아진 것 같이 보이던 반정부 시위는 또 다시 폭발,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곁들이고 있다.
무엇을 근거로 내린 진단인가. 이번 시위는 과거와 양상이 전혀 다르다는 게 그 요인으로 지목된다.
2009년, 2017년, 2022년에도 전국적 규모의 반정부시위가 있었다. 그 때마다 시위주동세력은 학생그룹, 혹은 중산층 등 일부 계층으로 국한돼 있었다. 이번 시위는 계급, 민족, 종교적 차이를 망라한 전 국민적 반정부 봉기이고 전국 규모의 시위라는 점에서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
수도 테헤란에서만 지난 1월 8일 150여만이 시위에 참가했다. 전 국민의 3,5%가 거리로 뛰쳐나오면 정권이 무너진다는 게 알려진 공식이다. 이에 버금가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평가다.
앞선 세 차례의 전국적 반정부 시위는 리더십 부재로 모두 무위에 그쳤다. 이번에는 레자 팔레비 왕세자가 반정부세력의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다가 시린 에바디 노벨평화상 수상자, 압둘라 모흐타디 이란 내 쿠르드 무장정당 지도자 등이 시위의 배후에서 연대를 꾀하고 있다. 이 점에서도 과거와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는 것.
2023년 10월 7일 하마스를 중심으로 여러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가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의 가자 외곽 지구를 침공하는 공동무력 작전을 펼쳤다. 그 충격파로 오히려 무너진 것은 이란의 전진방위 전략이다.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무장 테러집단 하마스, 헤즈볼라 등이 차례로 궤멸되고 만 것.
그 여파로 시리아의 아사드체제도 무너졌다. 뒤따른 것이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으로 이스라엘의 파상적 공습에 이은 미국의 벙커 버스터 투하로 이란의 핵시설은 초토화됐다.
이란 회교정권의 불패신화가 마침내 무너진 것이다. 이와 동시에 억압체제에도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이는 전국적 반정부 봉기를 불러왔다. 이 점 역시 과거의 반정부 시위와 다른 양상으로 지적됐다.
이런 요인들이 동시적으로 작용, 근 반세기 역사의 이란 회교신정체제는 붕괴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진단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정황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트럼프 변수다. 어떤 형태로든 이란사태에 개입할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특유의 블러핑(bluffing)으로 끝나고 말 것인지.
결론부터 말하면 ‘사태개입, 레짐 체인지’는 정해진 수순이라는 관측이 압도적이다.
수 만 명의 자국민을 학살했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란 회교정권을 공격할 인도적 명분은 충분하다. 더더구나 트럼프는 시위자들을 살해하면 미국의 강력한 응징이 따를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해왔다. 거기에다가 대다수 이란 국민은 미국의 군사개입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으로 월 스트리트 저널 등 주요 언론들은 밝히고 있다.
거기에 하나 더. 레짐 체인지와 함께 이란에 친서방정권이 들어선다. 이는 중국은 물론, 러시아로서도 지정학적 일대 재난 사태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중 무한대립상황, 더 나가 서방 대 Crinks로 통칭되는 ‘새로운 악의 축’과의 대립에서 힘의 균형이 서방측으로 유리하게 크게 기울게 되니까.
이런 점들을 감안, 워싱턴 안팎에서 높아만 가고 있는 것은 이런 호기를 트럼프는 놓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다. 그 D데이는 그러면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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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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