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수 출신 칸 위원장 소신 탓에 무모한 소송 남발”…하원 법사위 출석 예정
미국의 반독점 기구인 연방거래위원회(FTC)를 이끄는 리나 칸 위원장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아마존 킬러'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칸 위원장이 제대로 된 전략 없이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 문제에 접근해 역효과가 나고 있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비판론이 고조된 것은 최근 FTC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작업 중단 가처분신청 기각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법원은 MS의 손을 들어주면서 FTC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FTC는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할 경우 게임 시장의 경쟁 약화가 우려된다며 인수 금지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정작 그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FTC는 법원에서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한 뒤 히트 게임 '콜 오브 듀티'를 자사 게임기 엑스박스에만 독점적으로 서비스하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사용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담당 판사는 결정문에서 "MS는 '콜 오브 듀티'를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제작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면서 "FTC는 이를 뒤엎을 단 하나의 문건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FTC는 지난 2월에도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가 가상현실(VR) 피트니스 업체 '위딘'을 인수하는 것은 시장 경쟁을 저하하는 행위라면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기술업계의 이익단체 '체임버 오브 프로그레스'의 애덤 코바체빅 대표는 "잇따라 법정 싸움에서 패배하는 FTC를 보면 '종이호랑이'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FTC가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전면전을 펴는 것은 칸 위원장의 성향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 출신인 칸 위원장은 별명이 '아마존 킬러'일 정도로 빅테크 기업 독점문제에 비판적이었다. 2017년 로스쿨 졸업논문 제목도 '아마존의 반(反)독점 역설'이었다.
칸은 이 논문에서 기업이 시장을 독점해도 상품가격에만 영향이 없다면 독점규제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는 전통적 시각은 아마존 같은 기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칸은 2020년 연방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 소위에서 일하면서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한다고 비판하는 보고서 작성에도 참여했다.
이 보고서에는 IT 공룡들이 미래 경쟁자인 신생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FTC가 법리상 승리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무모하게 소송을 남발해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칸 위원장의 소신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연방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칸 위원장을 13일 법사위에 출석시켜 FTC의 문제점을 따져보겠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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