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0만에서 최대 50 여만. 푸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맞은 2023년 2월24일 현재 이 전쟁의 사상자 추정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어느 쪽이 사상자를 더 많이 냈나. 2 대 1 정도로 러시아 측 사상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들어 러시아군의 사상자가 특히 많이 발생하고 있는 곳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바흐무트 전선이다. 하루 최대 1,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상자 대 전사자의 비율도 그렇다. 우크라이나 군에 비해 러시아군의 전사자 비율이 불균형이라고 할 정도로 높다.
우크라이나군은 부상자 10~20명에 전사자 1명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러시아 측은 부상자 3명에 전사자 1명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런 비율을 감안할 때 러시아군 전사자는 최저 1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사상자가 많이 나는 이유는 러시아군은 화력에 의존하던 전술에서 탈피, 인해전술을 펼쳐온 데 기인한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밝히고 있다.
그런데다가 러시아의 병참선은 길게 늘어져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병사들의 생명을 아예 도외시 하는 모스크바의 작전지시가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선은 교착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사상자만 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1년이 지난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의 두드러진 양상이다. 그 전쟁 상황이 한국전, 6.25를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잇달고 있다.
현재의 전황뿐만이 아니다. 전쟁의 시발이랄까 하는 것도 한국전쟁과 아주 흡사하다는 것이 포린 어페어스의 진단이다.
푸틴의 지정학적 사고가 소련제국 시절 ‘그들 대 우리’식의 개념에 갇혀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는 또 다른 하나의 한국전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
출구 없는 출혈전쟁에다가 ‘자유진영 대 독재진영’으로 양분된 대리 세계전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국전쟁과 흡사하다.
미국과 나토(NATO)회원국에다가 한국 등 57개국이 푸틴의 침략저지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반면 이란과 북한, 그리고 중국이 러시아를 돕고 있어 뚜렷한 세계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전쟁은 그러면 어떻게 끝날까. 어느 날 갑자기 휴전명령이 떨어지고 양측은 싸우던 전선을 유지한 채 종전을 맞는다. 이후 그 전선은 경계선이 된다. 한국전쟁 휴전 방식이다.
이 한국전 휴전방식이 우크라이나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커가고 있다는 것이 상당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러시아 측 전문가들 사이에 이 같은 ‘코리언 시나리오’가 활발히 거론되고 있어 이 주장은 더 설득력을 높여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러면 한국전쟁과 닮기만 했을 뿐 한국 입장에서는 ‘먼 산의 불’에 불과한가. 푸틴은 잇단 전술 핵사용 위협도 모자라 일방적으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이는 다름이 아니다. 핵을 가진 나라들은 핵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비핵국가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기조의 핵확산금지체제(NPT)를 완전히 허물 수도 있는 도발이자, 도박이다.
NPT체제가 무너지면 핵 도미노 현상과 함께 중국, 북한 등은 공공연한 핵 위협을 하며 군사적 도발을 해올 수 있다. 대만, 한반도가 화염에 휩싸일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결코 ‘먼 산의 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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