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의 요리사’ 프리고진, 죄수 자원 모집으로 존재감↑
▶ 사면 약속에 혹했다가 총알받이로… ‘치외법권’ 무자비 처형도
러시아군이 예비군과 죄수 등 자원을 끌어모은 결과 병력 규모가 전쟁 초기와 비교해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23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앞서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민간 용병회사인 와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5만명을 배치했다고 추정했다.
이 가운데 4만명은 최근 몇 개월 사이 러시아 전역에 수감 중인 죄수들 가운데서 모집된 인원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지난 9월 공포한 부분 동원령으로 소집한 예비군 징집병 30만명, 자원입대자 2만명 등을 더하면 러시아 전체 병력이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정규군 15만명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가 지난 2∼3개월 사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맞아 수만명의 전사자가 발생하는 타격을 받은 가운데, 와그너 그룹이 지속적으로 대체 병력을 공급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푸틴의 요리사'로 불릴 정도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중 하나로 꼽혀온 와그너 그룹 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최근 직접 교도소를 돌며 용병을 모집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다.
이를 두고 WP는 프리고진과 와그너 그룹이 러시아 권력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한 치열한 투쟁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커비 조정관도 브리핑에서 "러시아 군 관계자들이 실제로 와그너 그룹의 지휘를 받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며 "와그너가 군은 물론 러시아 여러 부처에 필적하는 강력한 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영국 정부는 올 3월만 해도 1천명에 불과했던 와그너 그룹 용병 인원이 최근 2만명으로 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과는 다소 편차가 있지만, 여전히 러시아 지상군 전력의 약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프리고진이 전장으로 밀어 넣는 죄수 출신 용병들이 충분한 군사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 단순히 전사자들의 빈자리를 메우는 '총알받이' 내지는 '인간 방패'의 역할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커비 조정관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 등지에서 지난 몇 주 동안 전사한 바그너 용병 약 1천명 중 90%가 죄수로 추정된다며 "프리고진이 바흐무트의 고기 분쇄기에 러시아인들을 기꺼이 던져넣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소자 인권단체 '철창 속의 러시아'(RBB)의 올가 로마노바 국장에 따르면 와그너 그룹은 통상 참전시 사면을 보장하겠다는 초법적인 약속으로 죄수들을 꾀어낸다.
그러고서는 용병으로 채용된 이후에는 공권력의 사각지대에서 음주나 마약 복용 등의 이유를 붙여 이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친우크라이나파로 전향한 전직 용병이 대형 망치로 잔혹하게 처형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주 한 연설에서 동원된 15만명이 이미 전투지역에 배치됐으며 나머지 절반은 훈련소에서 훈련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군사활동을 추적하는 비영리 조사단체 '분쟁정보팀'(CIT)의 루슬란 레비예프는 "병사 수천명을 전선에 투입해놓고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머물도록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교대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싸웠다가 물러나서 쉬고 나면 다시 싸워야 하는 식으로, 15만명이 자신의 (전투 투입) 차례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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