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가주의 날씨는 아침에 흐리다가 낮에는 해가 나오고 저녁 산책길에는 겨울 점퍼를 입어야할 정도로 쌀쌀하다. 메이 그레이(May Gray)현상이란다. 그래서 어쩌다 아침에 햇볕이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전에 살던 집은 서향집이라 늘 어두컴컴하게 살았는데 이사 온 아파트는 당양지지(當陽之地)라고, 동남향의 밝고 햇볕이 잘 드는 집이어서 따뜻한 발코니에 나가 아침 햇볕을 쬐며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햇볕은 모든 만물에 매우 소중한 존재다. 사람한테는 더욱 보석 같은 것이어서 정신적인 치유는 물론 신체적 건강에도 매우 유익해 골다공증과 각종 곰팡이, 세균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주고 면역세포를 활성화 시켜주는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있다. 병원에서 같은 병을 치료 중이던 환자 중 햇볕 받는 창 쪽에 입원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퇴원율이 썩 높다는 통계도 있었다.
요즘 한국에 ‘동물 카페’ 라는 별난 이름의 장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내나 지하에 야생동물 몇 마리를 구해다놓고 관람료를 받는 영업행위인데 대부분의 동물카페에서는 야생동물들이 좁은 공간에서 햇볕도 받지 못하고 웅크리며 살다보니 쉽게 말라죽거나 서로 뜯어먹기도 하고, 아니면 도망쳐 나와 민가를 덮치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햇볕은 생명의 원천이며 강자가 약자에게 베푸는 선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18 42주년 행사에 광주를 다녀오고 한덕수 총리가 봉화마을에 간 것은 잘 한일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내정책이 포용적이며 통합주의란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겉으로는 유화적인 것처럼 하고, 돌아서서는 협치와 상식 밖의 일을 저지른다면 아예 그런 일을 하지 않는 것 보다 못하다.
국회에 나와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고 그 다음 날 야당과 다수의 국민들이 혐오하는 인물을 장관에 임명하는가하면 행정부와 대통령실 주요 직책을 검찰출신으로 채웠다. 우려했던 대로 ‘검찰공화국’을 만들어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국민을 상대로 복수정치. 강압정치를 하겠다는 뜻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 안보상황이 요동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서울을 다녀왔다. 윤석열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에서보다도 미국 대통령을 가장 빨리 만났다고 자랑했지만 실은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 중 전략상 한국 방문이 화급해서 이루어진 결과다. 그래서 미처 대외정책을 완성하지도 못한 윤석열 대통령을 찾아가 기술동맹을 더한 중국 견제 등 미국의 국익을 듬뿍 챙기고 돌아왔다.
당초 국내외 난제가 산적한 바이든 대통령한테 한반도 평화는 관심사항이 아니었다. 이번에도 너무나 당연한 안보 강화 외에 한, 미 모두 외교적 해법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핵 포기가 대화의 전제 조건이라고 밝힘으로서 한반도는 당분간 강대 강의 위험한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한국은 짐만 늘었다.
대화에 전제가 있으면 대화가 아니다. 북한을 신뢰해서가 아니라 한반도의 비핵화와 전쟁 방지를 위해서다. 다시 김대중 대통령이 주장했던 햇볕정책이 아쉬워진다. 바이든 대통령도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에는 햇볕정책에 큰 지지를 보냈었다. 그러나 당사국의 의지와 자율권 확립이 없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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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한민족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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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생각하면 포기하겠는가? 인수위시절 공화당 대권 후보와 2시간의 밀담을 나눴다니 민주당이 어떠했을까! 꼼짝도 못하고 미국에 다뺏겨 중국과는 어떻게 할거인가! 한국과 중국의 문제는 이렇게 등한시 해도 될까? 머리가 맹탕인 그가 콜걸과 살고 있다는게 당연한게 아닌가? 중국과의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