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교도소·구치소 내 확진자 27만 명 넘어 수감 중 확진율 20%, 일반인보다 4배 높아 밀집 수감에 환기 열악, 백신 접종도 후순위

한 여성이 교도소 내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
“이건 마치 사형을 선고 받은 것과 같았어요.”
캔자스주 랜싱의 교정시설에서 최근 풀려난 돈트 웨스트모어랜드(26)는 감옥에서 코로나19에 걸렸던 경험을 AP통신에 이렇게 설명했다. 웨스트모어랜드는 100명이 넘는 감염자들과 함께 개방형 기숙사 같은 감옥에 수용돼 생활했고, 매일 같이 코로나19로 아프거나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는 수감자를 봐야 했다.
“이 바이러스로 내 바로 앞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정말 무서운 장면이었어요.” 그는 6주 후 마침내 코로나19에서 회복될 때까지 감옥 내 침대에서 땀을 흘리다, 벌벌 떨다 했다고 설명했다.
캔자스주 수감자 중 약 5,10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랜싱에서만 5명의 수감자가 사망했고, 교도소 직원도 2명이나 코로나19로 숨졌다. 캔자스보다 더 심각한 주가 사우스다코타, 아칸소 등이었다. 실제로 아칸소주에서는 9,700명 이상의 수감자가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 수감자 7명 중 4명은 코로나19에 걸린 셈이었다고 AP는 전했다.
세계 최악 코로나19 감염 국가 미국에서는 수감자들의 건강권 역시 코로나19에 위협 받고 있다. AP가 마샬프로젝트와 함께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최소 27만5,000명의 수감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고, 1,700명 이상이 숨졌다. 수감 기간 코로나19에 걸린 비율은 20.6%로, 일반인(5%)보다 4배 더 많았다. 특히 수감자들의 코로나19 치명률도 일반인보다 45% 높았다.
문제는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의료ㆍ방역 여건이 열악하다 보니 감옥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감옥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자체가 어렵고, 너무 많은 사람이 갇혀 있고, 환기 시설은 일반적으로 열악하다. 뉴욕 리커 아일랜드 구치소 단지 수석 의무관이었던 호머 벤터스는 통신에 “나는 여전히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아픈 사람들을 접하는데 그들은 검사를 받지도, 치료를 받지도 못 해서 필요 이상으로 더 아픈 상태”라고 전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각 주마다 수감자 접종 순위도 천차만별이다. 캔자스를 비롯해 12개 이상의 주는 아예 백신 접종 계획에서 수감자나 교도관이 빠져 있다. 7개 주는 장기요양시설 등 집단 수용시설과 함께 수감자도 접종을 하고, 19개 주는 2단계 백신 접종 대상에 올려뒀다. 그러나 계획대로 접종이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수감자 중 의학적으로 취약하고, 형기가 얼마 안 남았고, 공공안전에 위해가 덜 되는 사람부터 우선 석방해야 한다”는 과학계와 의료계 요청도 이어졌지만 석방 속도는 느리고, 불균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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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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