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우선주의 따른 아프간 미군 철수공약 이행 부각하며 재선가도 활용 관측
▶ 대외적 성과 마땅치 않은 트럼프에 큰 선물…순조로운 합의 이행은 두고 봐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조 달러(한화 2천400조원)가 투입된 미국의 최장기 전쟁에 마침표를 찍기 시작하는 주인공이 됐다.
미국 바깥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해외주둔 미군을 집에 데려오겠다는 대선후보 시절의 공약 이행에 나선 것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외적 성과가 마땅치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승리를 염두에 두고 전임 행정부에서 좀처럼 결실을 보지 못하던 아프간 평화합의를 일궈낸 셈이다.
미국은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아프간 무장조직 탈레반과 무력 충돌을 끝내는 평화합의에 서명했다.
2001년 9·11테러 직후 한 달도 안돼 동맹군이 아프간을 공습하고 곧이어 같은 해 10월 19일 미국 지상군이 아프간에 발을 디딘 지 18년여만이다.
그간 미국은 아프간전 수행과 아프간군 교육, 경제 발전 지원 등에 2조 달러의 천문학적 금액을 쏟아부었다. 미군 사망자만 2천400명을 넘고 아프간 민간인 사망자도 3만8천명을 넘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아프간전 종식 필요성을 내세우며 해외주둔 미군의 귀환을 공약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뜻하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기조에 맞춰 더는 외국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전임 행정부도 시도했으나 결실을 보지 못했던 아프간 평화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과감히 승인한 것도 이런 기조에 따른 것이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통해 대선 공약을 이행했음을 부각하고 미국우선주의를 적용한 사례로 내세우면서 재선 승리를 위한 발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합의 서명 직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에 평화를 얻고 우리 병력을 집으로 데려오는 데 역사적 걸음을 내디뎠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철수의 공약을 이행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테러리즘의 재앙으로부터 미국인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내가 (대통령에) 출마할 때 미국인들에게 우리 병력을 집에 데려오기 시작하겠다고, 이 전쟁 종식을 추구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궁극적으로 그들의 미래를 해결해내는 건 아프간인에게 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탈레반 평화합의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가운데)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오른쪽),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 대외적 성과가 마땅치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프간 평화합의는 가뭄의 단비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 등을 공략하며 외교적 성과 확보를 추진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유세에서 내세울 만큼의 진전은 보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합의의 골자인 14개월 내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가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아프간을 방문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희망적 순간이지만 시작에 불과하다. 앞에 놓인 길은 쉽지 않을 것이고 아프간에서 항구적 평화를 얻는 건 모든 이들의 인내와 타협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아프간전의 실효성을 두고 오랫동안 논란이 이어져 왔다.
아프간에 대한 이해가 없이 무턱대고 전쟁을 개시했다가 천문학적 비용과 미군 장병의 잇따른 희생이라는 대가를 치른 채 좀처럼 출구전략도 찾지 못한다는 비판이었다. 아프간전에 대한 미국인의 피로감도 상당했다.
작년말에는 워싱턴포스트가 연방정부 차원의 기밀문건을 대거 확보, 미국 당국자들이 아프간전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음을 알면서도 대중을 호도해왔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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