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4월 화재 피해를 입은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에 참여한다. 복원작업에 속도를 내려는 프랑스가 외국 정부에게 손을 내민 건 처음이다. 중국의 기술력이 유럽문화의 한복판으로 본격 진출하면서 경제와 군사, 우주에 이어 ‘문화 굴기’로 글로벌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리우위주 중국 국가문물국 대표와 프랑크 리에스테르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6일 노트르담 성당 공동복원을 위한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가 7일 전했다. 양측은 “내년부터 복원 방향과 방식을 논의하는데 중국 전문가들이 참여할 것”이라며 “가능한 빨리 함께 작업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양국의 이번 공조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맞춰 이뤄진 것이다.
중국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과 이탈리아의 훼손된 고대 로마 유물, 미얀마 바간 불탑, 우즈베키스탄 히바 고성 등 다양한 문화재 복원에 참여해왔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경우 파손된 부분 가운데 외벽은 돌로 구성된 반면, 내부 골조는 목재로 돼 있어 복원이 더 까다롭다. 리우 대표는 “중국이 이 부분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며 “이미 세계 다른 곳에서 우리의 능력을 입증해왔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재청도 과거 숭례문 복원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7월 노트르담 성당 복원을 돕겠다고 의욕을 보였지만, 프랑스는 전 세계에서 오직 중국의 손만 들어줬다.
중국과 프랑스는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밀착하며 우의를 과시하고 있다. 막강한 ‘차이나 머니’ 덕분이다. 시진핑 주석은 성당 화재 발생 직전인 지난 3월 프랑스를 국빈 방문해 45조원의 돈 보따리를 풀었고, 이달 4~6일 중국을 찾은 마크롱 대통령에게는 또다시 항공·무역 등 17조원의 선물을 안겼다. 양국은 성당 화재 직후부터 줄곧 공동복원을 논의해왔다고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들 만큼 콧대 높은 마크롱 대통령을 상대로 시 주석이 통 크게 배팅하지 않았다면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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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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