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니아는 항산화 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한인이 재배하는 아로니아 농장이 중부 뉴저지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주민들은 많지 않다. 소규모 올가닉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고 있는 이 곳은 웨스트 윈저에 위치한 윈저 가든(386 Princeton highstown Road, West Windsor, NJ,). 입구의 계란과 아로니아 광고판을 안내삼아 로컬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진형씨를 만나봤다.

-아로니아는 언제 수확하나?
지금 한창 수확 중이다. 대개 7월20일경 시작한다. 아로니아를 주스로 갈아 먹는 한인들이 많은데 나도 사과와 우유와 함께 갈아 매일 마신다. 우리 농장에는 아로니아 뿐 아니라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 저녁반찬으로 된장찌개를 끓일 때 따갈 수 있는 호박이며 깻잎, 오이, 고추 등이 모두 잘 자라고 있다.

-입구에는 계란 판매 안내도 있던데
닭을 한 400마리 키운다. 계사 건물에 가두지 않고 건강하게 키우기 때문에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났다. 날씨에 따라 하루 20내지 30 더즌의 달걀이 나오는데 일찌감치 매진되곤 한다. 닭도 팔 수는 있지만, 잡는데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한인들에게는 판매하지 못하고 생닭으로 가져가는 히스패닉 주민들에게 팔고 있다.

-이곳에서 로컬 농장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한국에서는 20여 년간 문교부에 소속돼 건축 일을 했다. 주로 학교를 많이 설계해 지었다. 그러다 결혼을 계기로 신앙을 갖게 됐고, 이스라엘을 다녀온 후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갖게 되면서 신학대학도 나왔다. 이곳에는 두 가지 목적으로 20에이커의 땅을 구입했다. 첫째는 이곳에 교회나 기도원을 짓고 싶었고, 두 번째는 자손들에게 오래도록 서로의 우의를 다지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구심점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 한 때 농장 건물의 이층에서 예배를 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지역 교회에 다니고 있다. 지난주에는 교회 청소년 학생들이 와서 아로니아 수확을 도와주기도 했다. 가끔 소문을 듣고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우리 부부가 신앙상담도 하고 전도도 한다.

-농장이 대규모는 아니고 놀리는 땅도 많아 보인다.
현재 쓰고 있는 땅은 7-8에이커 정도다. 소규모 농사는 수익성이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현재로서는 그저 가까이 사는 주민들이 오셔서 신선한 저녁 반찬거리를 장만해 가시면 좋다고 생각한다. 거름은 비료를 쓰지 않고 가을이면 시청에서 거두는 낙엽을 받아 퇴비를 만들어 쓴다. 환경문제 때문에 시청에서도 무척 고마워한다. 현재는 채소보다는 손이 덜 가는 배나무를 심었고, 무화과 나무는 풍토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 재배 중이다.

-건축이라는 인공의 장에서 농사라는 자연의 장으로 경력을 바꾼 삶에서 배운 지혜는?
사람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자아 중심적이고 인간적인 결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신 중심으로 바뀌지 않으면 우리는 삼동각동 떨어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기 파괴가 있은 후에야 비로소 자유를 얻고 소망도 품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목적지가 올바로 설정된 기차는 잘 올라탄 것 같다. 기차는 바로 탔는데, 목적지인 하나님께로 무사히 도착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아로니아나 다른 농장물을 구입하려면?
직접 찾아와 따가셔도 좋고 따 놓은 것을 이용하셔도 좋다. 문의나 안내는 전화 609)922-1234나 609)501-2212, 혹은 이메일 jinyu386@yahoo.com으로 하면 된다.

<한영국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