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ERA(1.52)·K/BB(14.75)·WHIP(0.74)·BB/9(0.61)서 모두 MLB 1등
▶ NL 다승 공동 1위에 등판당 6.59 이닝도 1위, 득점권 피안타율은 제로

3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류현진은 이제 메이저리그 전체를 호령하는 ‘괴물’로 떠오르고 있다. [AP]
요즘 류현진(32·LA 다저스)의 성적표를 살펴보면 ‘전교 1등’ 과목이 수두룩하다. 상대에 점수를 내주지 않는 짠물 투구는 기본이고 경기당 소화 이닝 수도 가장 많아 불펜에 휴식을 준다. 볼넷이 거의 없어서 야수들의 집중력을 높여주고 주자를 내보내도 잘 틀어막아 관중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쯤 되면 사이영상 수상자를 소개하는 글 같다. 실제로 요즘 류현진의 페이스는 올스타는 물론 사이영상에 대한 ‘성급한’ 기대까지 품게 한다. 메이저리그 시즌이 장장 6개월 이상에 걸친 ‘마라톤’ 레이스이고 아직 시즌이 3분의 1도 마치지 못했기에 사이영상 같은 시즌 결산 성적표를 예상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지만 일단은 흐름이 너무 좋다. 무대가 MLB인데 마치 KBO(한국프로야구)인 것처럼 쉽게 던진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9일 류현진의 등판에 앞서 “빠른 볼만 원하는 위치로 잘 들어가면 달에 가서 경기해도 잘 던질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의 원정성적이 1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상대적으로 홈 성적보다 나빴던 데 대한 답변이었다. 류현진은 감독의 믿음대로 7이닝 무실점 쾌투로 올해 원정 첫 승을 따냈다. 그리고 평균자책점(ERA)을 1.72에서 1.52로 낮추면서 MLB 전체 1위에 올랐다. 6승(1패)으로 다승 부문은 내셔널리그(NL) 공동 선두다. ML 다승 1위는 8승(1패)을 거둔 도밍고 헤르만(뉴욕 양키스)이다.
류현진은 ESPN의 사이영상 예상에서 NL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메리칸리그(AL) 1위는 지난 2011년 수상자 저스틴 벌랜더(휴스턴)다. 시즌의 3분의1도 아직 지나지 않았고 특정 매체의 예상일뿐이라 해도 잠시나마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엄청난 일이다.
류현진은 이날 투구 수 88개 중 컷패스트볼(커터)을 24개나 던졌다. 속구와 비슷하게 오다가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커터로 부쩍 재미를 보고 있다. 31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다저스 구단 역사상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려 박찬호의 33이닝 경신을 눈앞에 뒀다. 5월 중 나선 4경기에서 평균자책 0.28(32이닝 1실점)을 찍어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상’ 수상도 사정권 내에 뒀다.
9이닝당 볼넷(0.61개)과 삼진/볼넷 비율(14.75)에서 압도적인 1위를 지킨 류현진은 한 경기 평균 6.59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부상으로 일찍 내려갔던 경기를 포함했는데도 MLB 전체 2위다. 6.61이닝으로 1위인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가 아직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류현진이 1위에 올랐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74로 0.79의 벌랜더에 앞선 ML 전체 1위다.
여기에 위기관리 부문도 1등이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5회까지 5이닝 연속 안타를 맞았고 1회에는 1사 1·2루에 몰리기도 했지만 결국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올 시즌 주자 득점권에서 류현진은 상대 타선을 23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어 경이적인 피안타율 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를 상대로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내기도 힘들지만 일단 득점권에 가도 홈에 들어오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셈이다.
지금 류현진의 성적은 전과목 ‘스트레이트 A‘를 넘어 전국 수석을 향해 도전장을 냈다고 할 만큼 위력적이다. 한국에서 온 ’괴물‘이 이제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몬스터’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은 토요일인 오는 25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벌어지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시즌 10번째로 선발 등판, 7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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