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영남·자영업자 지지율 크게 하락, 박지원 의원 “최근 호남·충청도 무너져”
▶ “고용 쇼크에 경제상황 악화 탓” 분석 속, “남북관계 이벤트보다 민생 해결을” 지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첫 회의에서 재계·노동계 대표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점차 하락해 50% 초반대를 기록하자 앞으로 50% 밑으로 떨어질지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한때 80%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하던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1년 반 사이에 30%포인트 가량 빠진 셈이다. 이에 따라 어느 세대·지역·계층에서 민심 이탈이 크게 나타났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 고수’로 알려진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20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연예인 ‘이영자’ 이름을 빌려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 현상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현재 문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영남, 자영업자에서 굉장히 낮게 나오고 있다”며 “이것은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 ‘이영자 현상’에 지지도 하락은 호남과 충청 ‘호충선’도 무너져 수도권으로 북상한다”고 말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호남 등 전국적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의원이 지적한 ‘이영자 현상’은 실제 1년 동안의 지지도 변화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한국갤럽이 매주 실시해 발표하는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 자료를 통해 1년 전과 현재를 비교하면 20대, 영남, 자영업자의 지지율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갤럽의 올해 11월 3주차 여론조사에서 연령대별 대통령 지지율을 보면 20대 56%, 30대 65%, 40대 58%, 50대 42%, 60대 이상 43%이다. 1년 전인 2017년 11월 3주차 대통령 지지율 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88%, 30대 90%, 40대 81%, 50대 62%, 60대 이상 53%이다. 20대 지지율은 1년 만에 32%포인트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역별 지지율 변화를 보면 11월 3주차 조사에서 영남권 지지율은 대구·경북(TK) 40%, 부산·울산·경남(PK) 46%이다. 지난해 11월 3주차 조사 결과를 보면 TK 64%, PK 68%이다. 1년 전에 비해 각각 대구·경북은 24%포인트, 부산·울산·경남은 22%포인트 내려가 영남권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직종별로 1년 전과 비교해보면 하락 폭에서 자영업자가 29%포인트로, 학생(33%포인트)을 제외하고는 가장 컸다.
그러나 1년 단위가 아니라 최근 보름 동안의 지지율 변화를 관찰하면 ‘이영자 현상’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최근에는 영남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고, 그동안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던 호남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1주차 여론조사와 11월 3주차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호남에서는 첫째 주 86%에서 셋째 주 75%를 기록해 11%포인트나 떨어졌다. 연령대로 보면 20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맞지만, 40대 역시 비슷한 폭으로 떨어졌다. 20대 지지율은 첫째 주 65%에서 셋째 주 56%로 9%포인트 떨어졌고, 40대 국정 지지율은 첫째 주 66%에서 셋째 주 58%로 8%포인트 하락했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보다 노동자(블루칼라)층에서 이탈이 가장 많았다. 블루칼라층의 지지율은 첫째 주 59%에서 셋째 주 48%로 떨어졌다. 학생층에서는 64%에서 54%로 10%포인트 하락했고, 자영업자층에선 48%에서 40%로 8%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사에서 활용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또는 한국갤럽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갤럽 조사는 매주 유권자 1,000명가량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이다.
‘이영자 현상’이 나타난 원인을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20대 지지층 이탈은 ‘일자리 창출’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정부가 고용 쇼크 등으로 경제 분야에서 낮은 성적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영업자들이 돌아선 이유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로 사업하기가 매우 힘들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는데다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만 속도를 내는 듯한 모습은 보이자 영남 지역의 합리적 보수 또는 중도 성향 유권자와 자영업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정부가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탄력근로제 확대를 비롯한 다소 유연한 노동 정책을 펴려고 하자 정권 창출 당시 우군이었던 노동계도 여권과의 갈등과 협력의 기로에 놓여 있다.
한 전문가는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이벤트로 국면을 전환하려 해서는 안된다”면서 “실용적 경제 정책으로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와 일자리 해결에 공을 들이고 남북 관계에서도 긴 호흡으로 분명한 비핵화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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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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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8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언론의 수준이 국가망신 수준. 물론 언론의 수준이 민도를 반영하니 어쩔수 없지만
오죽하면 좌파단체 정의 구현사제단이 사퇴을 요구하겠어요 유튜브 가서 보세요
신문기사에 다 나오는데... 일단 기사라도 읽으시면...
Red Moon out
Bad moon is fal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