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지지율 71%로 상승… 남북관계·‘미투’, 지방선거 변수로
금주는 여권에 대형 호재와 악재가 겹친 기간이었다. 대북특사를 파견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표명 등 성과 보따리를 가져온 것은 순풍이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였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등이 불거진 것은 암초였다.
지난 5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 대북특사단은 4월 말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돌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고 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는 각각 “북한의 시간 벌기 전략에 속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행동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 그러나 특사단 성과를 놓고 여야 지도자와 소통의 기회를 갖게 된 문 대통령의 표정은 밝았다.
반면 여권 인사들의 성폭행·추행 의혹이 잇따라 터진 것은 여당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JTBC는 5일 저녁 뉴스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무비서인 김지은씨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안 지사로부터 4차례 성폭행을 당했으며, 수시로 성추행도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다음날 안 지사는 충남지사에서 사퇴하면서 “일체의 정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즉각 안 지사 제명을 결정했다. 김씨는 안 지사를 위력·위계에 의한 성폭행·추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검찰은 안 지사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김씨가 성폭행을 당한 곳으로 지목한 서울 마포의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7일에는 안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추가 피해자의 고백이 또 나오는 바람에 안 지사는 8일 예정됐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안 지사의 싱크탱크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 A씨는 1년 넘게 안 지사로부터 세 차례의 성폭행과 네 차례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시장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더불어민주당 경선을 준비 중이던 정봉주 전 의원은 7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려 했으나 성추행 의혹 보도가 나오면서 출마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지난주보다 크게 상승하면서 약 두 달 만에 70%대를 회복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6~8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한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지난주보다 7%포인트 상승한 71%로 집계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5%포인트 상승한 49%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북특사단 성과가 큰 호재로 작용하면서 안 지사의 성폭행 파문 악재를 어느 정도 덮는 효과를 거뒀다”며 “6월 지방선거에서 남북관계와 ‘미투’ 확산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투 바람이 여당뿐 아니라 야당 쪽에도 타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남북관계도 여당에 득실이 모두 있으므로 이런 변수들이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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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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