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중독증회복센터, 지난해 17%p 증가
▶ 10·20대가 3분의 2, 마리화나‘관문’역할
LA에 거주하는 10대 후반 자녀를 둔 한인 김모씨는 최근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1년 전 자녀가 마리화나를 피우다 중독 현상으로 인해 학교에 제대로 출석하지 못하는 등 온 가족이 고생했던 일만 생각하면 아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상담기관과 회복센터를 통한 치료와 교육을 받아 현재는 회복한 상태지만 캘리포니아 주 내 기호용 마리화나가 합법화 되면서 마리화나를 접하기가 용이해지자 또다시 자녀가 마리화나에 손을 댈까봐 염려스러워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한인들이 중독 가운데 마리화나 등 각종 마약 중독에 시달리는 등 경우가 가장 많다는 한인 중독실태 조사결과가 나왔다.
16일 한인중독증회복선교센터(선교사 이해왕)가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벌인 전화상담 케이스들을 중독 현상별로 통계를 낸 ‘2017년 중독문제 전화상담 자료’를 공개한데 따르면 한인들의 중독 문제 상담의 3분의 2는 마약 관련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인들의 상담 건수 총 112건 중 65%에 달하는 73건이 마약중독 문제였는데, 이는 전년도인 2016년의 마약중독 상담 비율 48%와 비교할 때 17%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마약중독 상담 외에 한인들의 중독 문제 가운데는 도박이 30건으로 27%를 차지했고, 이어 알콜 7건(6%), 도벽 1건, 성 중독 1건 등으로 집계됐다.
마약중독 문제 가운데는 한인 10대 청소년들의 마리화나 남용 문제가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센터 측은 밝혔다. 마약중독 문제에 대한 상담 사례들 가운데 10대 청소년과 20대 젊은층이 전체 73건의 68%인 50건에 달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10~20대 연령층의 마약 문제는 모두 마리화나에 손을 댄 것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 마리화나가 마약에 빠지는 진입로의 역할을 하고 있어 마리화나에 대한 각 한인 가정들의 경각심과 예방책이 시급하다고 센터 측은 밝혔다.
센터 측에 따르면 또 한인 30~40대의 마약 상담은 10대와 달리 대다수가 마리화나가 아닌 헤로인 등 더욱 중독성이 강한 마약 사용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측의 이해왕 선교사는 “2017년에는 전체 전화상담 건수는 감소했지만 사례들의 심각성은 과거보다 더욱 커지고 있어 이를 감안한다면 한인 가정의 중독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특히 10대 때부터 마리화나를 접했던 학생들이 계속 마리화나를 피우거나 더욱 센 마약을 남용하다가 뇌에 이상이 생겨 응급실에 실려가거나 자살 시도를 했던 사례도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인중독증회복선교센터는 한인 가정 중독 문제 대처를 위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한국어로 된 중독증 치유 웹사이트 및 인터넷 방송(www.werecovery.com)을 제작해서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 곳에는 중독별로 회복자료가 업로드되며 ‘회복안내 게시판’도 운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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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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