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들 멋진 전망 사진 찍고 SNS에 올려 간접 마케팅 효과
▶ 옥상에 회전목마, 미니골프 시설도
호텔업계가 요즘 특별히 공을 들여 개발하는 시설이 있다. 바로 옥상 라운지이다. 전망이 360도 탁 트인 고층 건물 꼭대기에서 맛있는 음식과 음료,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시설들이 늘고 있다. 도시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한잔 하는 경험도 특별하지만 셀폰 시대인 요즘, 저마다 사진을 찍으면서 호텔 옥상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호텔 측에서 볼 때는 방문객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들로 호텔 마케팅 효과도 크다.
뉴욕의 목시 타임스 스퀘어 호텔 옥상 라운지에서 바라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뉴욕 맨해턴에서 최근 문을 연 두 호텔 역시 요즘 가장 인기 있고 가장 선망의 대상이 되는 시설을 만들었다. 옥상 라운지이다.
객실 189개의 호텔, 몬드리안 팍 애비뉴(Mondrian Park Avenue)는 과거 15층 사무실 건물에 5층을 증축해 최근 개장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옥상을 피프틴 스토리스(Fifteen Stories)라는 라운지로 만들었다. 유리 구조물로 된 3,000 평방피트의 실내공간과 이를 둘러싼 2,000평방피트의 테라스로 되어 있다.
이 호텔의 모기업인 저널 호텔스(Journal Hotels)를 공동 소유하고 있는 스티븐 브랜드먼 최고경영자는 밤 문화 전문회사인 버터 그룹(Butter Group)의 리치 아키바와 팀을 이뤄 피프틴 스토리스을 운영하고 있다.
매리엇 인터네셔널스 목시 타임스 스퀘어(Marriott International‘s Moxy Times Square)의 옥상 라운지는 그보다 훨씬 격조가 있다. 1906년에 세워진 건물 꼭대기에 조성된 1만 평방피트의 라운지는 ‘도심 위락공원’이라고 할만하다.
본래 이 건물은 건설노동 이민자들이 묵는 호텔이었다가 나중에 상업용 사무 공간으로 바뀌었다. 건물을 소유한 라잇스톤 그룹은 락웰 그룹과 손잡고 건물 꼭대기에 매직 아워(Magic Hour) 옥상 바 & 라운지를 만들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바로 보이는 전망과 4 계절 바, 최고 16명이 탈 수 있는 회전목마, 미니 골프장 등이 갖춰져 있다.
뉴욕과 라스베가스에서 인기 식당들과 나이트클럽들을 운영하는 TAO 그룹이 라잇스톤의 파트너로서 옥상 라운지의 음식과 음료, 엔터테인먼트를 총괄한다.
호텔 옥상을 라운지로 개발하는 것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인터콘티넨탈 마크 홉킨스(Intercontinental Mark Hopkis)의 옥상에는 톱 오브 더 마크(Top of the Mark)가 있고, 뉴욕의 페닌슐라 온 피프스 애비뉴(Penninsula on Fifth Avenue) 옥상에는 살론 드 닝(Salon de Ning)이 있다. 옥상에 바와 테라스를 갖춘 시설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최근 들어 새삼스럽게 옥상 라운지가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마케팅 잠재력과 상관이 있다고 여행 분석전문가 헨리 하트벨트는 말한다. 방문객들이 고층빌딩 꼭대기에서 숨 막히게 멋진 전경을 사진찍어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마케팅 효과가 얻어진다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이같이 소셜미디어에 등장할 기회를 염두에 두고 옥상 시설들을 개발한다고 호텔운영 전문가인 조나 추시드는 말한다. 옥상에 올라가 놀랍도록 멋진 전망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사람들은 음식이나 음료 가격이 좀 비싼 것은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회사가 관리하는 호텔 중에는 브루클린의 인기 구역인 윌리엄스버그에 지난 가을 개장한 윌리엄 베일(William Vale) 호텔이 있다. 이 호텔 옥상의 웨스트라잇(Westlight) 바에 가면 이 도시의 전망이 360도로 확 펼쳐진다.
목시 타임스 스퀘어 옥상으로 들어가는 통로. 비밀의 문을 여는 듯한 짜릿함을 준다.
호텔의 옥상 라운지나 바에서 얻는 음식과 음료 수익은 실제로 상당하다. 미국에서 호텔들이 올리는 수익의 첫 번째가 객실 수익이라면 두 번째로 이윤이 높은 것은 음료 판매이다. 옥상에서 파는 음료는 보통 가격이 더 비싸니 호텔로서는 수익을 더 올릴 수가 있다.
옥상의 라운지와 바 등 시설들의 인기가 너무 높아지면서, 많은 호텔들은 전용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호텔 투숙객들에게 우선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준다. 예를 들어 목시의 옥상은 어느 비밀스런 술집을 찾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별도의 통로를 통해 올라갈 수가 있다.
보스턴의 엔보이 호텔(Envoy Hotel)은 투숙객들에게 우선적 입장을 허용한다. 이 호텔의 룩아웃 루프탑 & 바(Lookout Rooftop and Bar)는 수년전 개장된 이래 보스턴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힌다. 주말이면 단지 옥상에 올라가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호텔에 투숙할 정도이다.
호텔 옥상은 다른 시설들과는 달리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면서 커뮤니티의 연장 같은 역할을 한다고 저널 호텔스의 브랜던은 말한다. 지역 주민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호텔들은 옥상에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와 클래스들을, 때로 무료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윌리엄 베일은 이번 달 ‘침묵의 디스코 일출’ 시간을 만들었다. 손님들이 무선 헤드폰을 착용하고 음악을 듣는 시간이다. 그런가 하면 목시는 매주 금요일 아침 전문가의 지도하에 체조시간을 제공한다.
지난 2014년 문을 연 LA 다운타운 에이스 호텔(Ace Hotel Downtown Los Angeles)은 스탠드업 코미디, D.J. 초청시간, 꽃 염색 웍샵 등 광범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뉴욕 시 관광업 마케팅 기구인, NYC & 컴퍼니의 프레드 딕슨 회장은 뉴욕에서 이들 옥상이 나이트클럽을 대체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나이트클럽에 비해 옥상은 세대 구분 없이 여러 세대가 편안해서 누구나 함께 어울릴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뉴욕의 650개 호텔 중 70 군데가 옥상시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옥상을 아주 특별하게 개발하는 호텔도 있다. 지난 12월 개장된 3억7,000만 달러의 매리엇 마키스 휴스턴(Marriot Marquis Houston)은 1,000개 객실 그리고 볼룸 등의 시설이 들어선 포디엄으로 되어있다. 포디엄 옥상에 호텔 측은 텍사스 주 모양의 수로를 만들었다. 이 인공의 강이 지역 주민들에게 어필하면서 가족 단위 손님, 회의와 컨벤션에 참석하는 그룹 손님들이 엄청나게 모여들고 있다. 포디엄 옥상에서 판매한 음식과 음료 수익은 기대치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옥상에는 호텔 투숙객들만 입장할 수 있는 수영장, 바와 그릴 등 시설도 갖춰져 있다.
옥상 시설의 문제는 비가 오거나 너무 추울 때 손님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 이를 위해 엔보이 같은 호텔은 방한 시설을 만들었다. 두꺼운 플래스틱 이글루이다. 10명씩 앉을 수 있는 좌석을 만들고 그 안에 담요, 난로 등을 갖춰 손님들이 색다른 체험을 즐기게 했다.
호텔 옥상은 앞으로 한동안 계속 개발될 전망이다.
브루클린의 윌리엄 베일 호텔 옥상의 웨스트라잇에서 일출을 감상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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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The New York Times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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