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일박스 뒤져 좋은 것으로만 바꿔치기 등
▶ ‘진상고객’에 마트 한숨, 한인들도 “낯뜨거워”
메릴랜드 하워드 카운티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최근 대형할인 매장 ‘코스코(Costco)’에서 낯 뜨거운 광경을 목격하고 얼굴이 화끈 거렸다.
과일 박스가 잔득 쌓여 있는 코너에서 두 한인여성이 복숭아 박스를 여러 개 열고 빨갛게 잘 익은 것만 골라 따로 담고 있었던 것. 이들은 “이쪽 게 더 낫다” 등 한국말로 떠들어가며 고르고 있었다.
이 광경을 바라보던 미국인 부부가 “저것 좀 봐. 어느 나라 사람들이야?”라고 자기들끼리 얘기하는 것을 들으며 이 씨는 마치 자신이 잘못 한 것처럼 얼굴이 뜨거워졌다.
‘미국에 살면서 어글리 코리안이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온 이 씨는 “어디 가든 보이지 않는 에티켓 이라는 게 있는데 이런 걸 무시하며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사람들 때문에 한인들 이미지가 떨어질까 봐 걱정된다”며 “한인들 교육수준도 높고 사는 것도 좋아졌는데 매너 없는 무식한 짓은 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상손님’은 한인마트에서는 더하다.
얼마 전 한국 그로서리 마켓에서 참외를 구입하려던 김모(페어팩스 거주)씨는 바로 옆에서 박스에 담긴 참외를 바꿔치기하고 있는 한인 여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린 자녀를 동행한 이 여성은 박스 너댓개를 다 열어 본 후 잘 익고 큰 것들만 골라 박스 하나를 채웠던 것.
김씨는 “다른 소비자들은 같은 돈을 내고 작은 것으로 가져가라는 것인데 이기적인 행동에 마음이 씁쓸했다”며 “남이야 어찌됐든 나만 좋으면 그만 이라는 비뚤어진 엄마의 모습에서 아이가 무얼 배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진상 고객들, 일명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까지 가세, 업주들은 물론 다른 손님들의 짜증 지수 레벨을 높이고 있다.
참외나 배, 사과 등 8-9개짜리 박스에 한 개를 억지로 꾸겨 넣는 얌체 고객들이 늘어날 뿐 아니라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계산도 치르지 않고 포장지만 두고 가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또 물건을 사려고 카트에 실었다가 마음이 바뀌었는지 아무데나 팽개쳐 두고 가는 경우도 다반사. 냉장, 냉동식품일 경우 녹아서 제품의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직원들이 수시로 마트 안을 돌아다니며 찾아내 정리해야 한다.
한 한인 마트 관계자는 “손님들이 하도 과일 박스를 뒤적거려 이제 왠 만한 과일은 비닐로 박스 위를 덮기도 하는데 배나 사과, 참외, 복숭아 등 위를 덮을 수 없는 과일들은 골라 담기가 여전하다”며 한숨을 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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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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