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호 초비상 속 행사포맷 ‘묘수’…”필요한 사람에 우선권”
▶ “김칫국 안돼” 경계 속 ‘차분한 축제’ 모드…취준생·임신부·비정규직 ‘허그’
6일 저녁 6시50분 홍대입구역 8번 출구 근처 걷고 싶은 거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운집한 3만여명(당 추산)의 인파 속에서는 함성과 함께 '문재인' 연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전투표 최종 투표율 25%를 훌쩍 넘긴 기념으로 진행된 '프리허그' 행사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다.
역대 최고 투표율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였지만 이날 '프리허그'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문 후보 스스로도 인사말을 하면서 "진짜 선거혁명의 완성은 9일인데 우리가 너무 일찍 김칫국물을 마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면서 "우리가 조심스럽게 더 간절히 5월 9일을 다짐하는 마음으로 프리허그를 해주시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 측은 현장에서 경호 문제에 각별히 신경 썼다. 열린 공간에 수많은 사람이 몰릴 뿐만 아니라 가까이에서 신체접촉을 하는 '허그' 방식이 자칫 돌발상황을 낳을 수 있어서다.
무대 앞쪽에 촘촘히 경호원들을 배치해 혹시 있을 사고에 대비했고, 사복경찰 인력도 인파 중간중간에 배치됐다. 관할 경찰서에서 660여명의 경력을 파견했다고 한다.
무대 옆쪽에는 바리케이트를 치고, 뒤쪽으로는 차량으로 막아 후방에서의 접근을 차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대 위까지 경호원이 올라와 근접경호를 하지는 않았다.
행사 방식에서도 '묘수'를 짜냈다. "프리허그가 필요한 시민들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행사 콘셉트를 잡고, 무대 위로 '조건'에 맞는 시민들을 초대해 토크를 진행하는 방식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무분별하게 인파가 몰리는 부작용을 차단하는 동시에 안전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문 후보 측의 판단이었다.
실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고민정 선대위 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모태솔로'(태어나서 한번도 이성교제를 하지 못한 사람), '유기견을 키우는 시민' '오늘 생일을 맞은 사람' '취업 원서를 내 놓고 연락을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 등이 '프리허그'의 조건으로 제시됐다.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한 모태솔로와 유기동물이 고통받지 않는 세상을 꿈꾸는 청년, 생일을 맞은 임신부와 비정규직 노동자, 70대로 보이는 할머니 등 총 22명이 문 후보와 '와락' 껴안고, 각자 바라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휴가를 내고 미국 애틀랜타에서 날아왔다는 시민은 문 후보를 번쩍 업기도 했고, 제주에서 온 유권자는 "기승전 문재인"을 외쳤다.
행사에는 문 후보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꼽히는 이은미씨와 가수 강산에씨, 작곡가 김형석씨 등 대중음악가들도 자리에 함께 했다.
이은미씨는 문 후보와 함께 애국가를 불렀고, 김형석씨는 전자키보드로 즉석에서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연주하면서 현장 분위기를 돋웠다.
토요일 저녁에 젊은이들이 모이는 장소인 터, 주변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젊음의 거리 근처 음식점과 호프집에서도 손님들이 창문을 활짝 열고 멀리서 환호를 보냈다.
다만 짧은 시간 거대 인파가 몰리면서 근처 도로에 통행 장애가 발생해, 지나가는 차량과 시민들 사이에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인파 속에 끼어서 한 참석자가 실신하는 사태가 발생, 행사를 보러 왔던 의사, 간호사가 응급 조치를 하기도 했다. 행사 전 우려도 컸지만, 다행히 큰 불상사는 없었다.
문 후보는 행사를 마치면서 "나는 벌써 투표했지롱, 하면서 놀지 마시고 9일 투표 안 한 주변 분들을 찾아서 설득해 투표장으로 보내달라"라고 신신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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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다수가 원하는 길이라면 (훗날 후회가 있더라도) 갈대가지 가야지. 명심할것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며, 지키려는 자 들만이 누릴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때는 늦으리!!jks.
탄핵의전래를남겼으니 전래데로 해야하지않으까 룰루 랄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