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촌 한류열풍 속 높아진 코리아 위상
▶ 박사과정·연구원·부전공자 500명 달해…매년 전국 30개주 한국어교사 연수도
USC 한국학 연구소가 들어서 있는 캠퍼스내 도산 안창호 하우스 앞에서 데이빗 강 소장 등 한국학 연구자들과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갈수록 거세지는 한류 열풍과 높아진 한국의 국제적 위상으로 세계 각국 유수의 대학들이 한국학 연구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한국을 제외하면 가장 한국학 연구가 활발한 해외 한국학 연구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현재 미 전역에는 10개 이상의 대학들이 연구소를 설립했거나 관련 학과를 통해 활발한 한국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동부에서는 컬럼비아대와 하버드 대, 서부의 UC 버클리, 스탠포드대, 하와이대, USC, UCLA, UC 샌디에고, 중부의 미시건대, 미네소타대학까지 10여개에 달한다.특히, UCLA와 USC는 미국 한국학계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학 연구의 중심으로 가장 역동적인 연구 활동을 펼치고 대학들이다. LA의 양대 명문으로, 한국학 연구에서도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UCLA와 USC를 찾아 한국학 연구의 열기를 느껴봤다.
USC (Korean Studies Institute)“한반도 밖에서 가장 많은 한국인이 모여 사는 도시 LA의 중심부, 그것도 바로 코리아타운에 인접해 있는 USC가 한국과 한국학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지 않습니까?“USC 한국학 연구소 데이빗 강 소장은 USC가 한국학 연구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이 일제로부터 해방을 맞기도 전인 1942년 한국어 강의를 개설한 대학이기도 한 USC와 한국학의 인연은 한국학 연구소가 ‘도산 안창호 하우스’에 자리 잡은 것만 봐도 특별하고 유별나다. 가족을 LA에 남겨둔 채 해외 각지를 돌며 조선의 독립 의지를 알리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다. 그때 도산 선생들의 가족들이 살던 2층집이 현재의 USC 한국학연구소다.
1910년대 한인 독립지사들의 사랑방 구실을 하던 곳이 100여년이 지나 한국학 연구 중심지가 됐다는 사실도 퍽 인상적이다.
■ 한국학 대중화 앞장: 다양한 학문 연계로 저변 확대
USC에 한국학 연구소가 설립된 것은 지난 1995년. 올해로 22년째가 되는 셈이다. 그간 한국한 연구소는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다. 설립 당시 1명에 불과했던 한국학 교수가 이제는 7명에 달하고, 매년 25∽30명의 박사 과정 학생들이 한국학 관련 논문을 준비할 정도여서 한국학 연구의 폭은 넓어지고, 수준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USC에서는 매년 500명 안팎의 학생이 한국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한다. 한국학연구소가 매년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10명씩 선발하는 한국학 연구원 ‘KSI (Korean Studies Institute) Fellow’ 모집에도 25명 안팎이 지원한다. 강 교수는 “우리 연구소는 한국에 관심이 많고 관련 공부를 하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한다. 한국어를 못해도 관계없다.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이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A지역 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국 알리기 수업 뿐 아니라 미 전국 30개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미국인 교사를 위한 웍샵을 매년 2차례씩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 영화제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 실질적인 한국학 연구 지향
한국의 언어와 문학, 역사 등을 연구하는 대학들은 많다. 그러나 오늘 현재 살아 숨쉬며 움직이고 있는 한국의 이슈들을 분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국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조망하는, 실질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한국학 연구를 하는 대학은 드물다. 바로 이 점에서 USC 한국학연구소는 다른 대학들의 한국학 연구소와 차별성이 있다.
강 소장은 “케이팝(K-pop)과 한국 드라마, 한국 영화 등 한류 현상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고 연구가 진행 중이며 북한과 한반도 문제도 우리 연구소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라며 “ 한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이 미국과 국제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 한다. 우리 연구소는 바로 이 문제에 대답을 제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친한파’ 신진학자 모임 주도
한반도 통일 이후에 대비하는 국제학술 연구 ‘코리아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USC 한국학 연구소는 미국 내 친한파 신진 학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차세대 한국 전문가 모임’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국제전략국문제연구소(CSIS) 등과 함께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차세대 한국학 전공 및 한반도 문제 관련 전문가 10여명을 LA로 초청해 서로 교류를 나누며 네트웍을 강화하는 이 프로그램은 한국관련 전문가들이 멘토-멘티로 참가해 미국 내 한국학 저변을 확대하고 ‘친한파’를 양성한다.
■ UCLA, 미시건 대학과도 활발한 교류
UCLA 한국학 연구소와도 활발한 교류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USC 한국학 연구소가 한국 알리기 프로젝트로 진행 중인 유튜브 한국학 특강 시리즈에 UCLA 존 던컨 교수가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 소장은 “던컨 교수가 우리 연구소의 교양강좌인 ‘동아시아 현대사’(EASC 150G)에 특별 강사로 강의한 동영상은 벌써 조회 수가 20만 건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유튜브 한국학 특강 시리즈가 한국학을 널리 알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특강 영상은 유튜브 인터넷(www.youtube.com/user/USCKSI)에 공개되고 있다.
한국학 연구소가 설립된 미시건대학과도 교류를 하고 있다. 미시건대 남상용 한국학센터와 매년 컨퍼런스를 개최해 두 대학 학생들의 한국학 관심을 공유하고 있다.
■ 장서 8만권 한국유산 도서관(Korean Heritage Library)도 자산
USC 한국학 연구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한국 유산 도서관’(Korean Heritage Library)이다. 이 도서관은 7만권이 넘는 소장도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기 간행물은 약 1만7,500점에 달한다. 시청각 자료도 2,600점에 달하고 마이크로 필름은 약 2,800개이다. 전국적으로도 하버드대, UC버클리 다음으로 손꼽히는 한국학 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USC 한국학 연구소(KSI) 데이빗 강 소장이 한국 전문가 양성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오른쪽은 글로리아 구 부소장. <박상혁 기자>
■ “많은 한국전문가 키워내는 것이 목표”
USC 데이빗 강(한국명 강찬웅) 소장
“우리 연구소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가 한국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에게 한국을 가르치고 이들을 한국 전문가로 키워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며 “남북관계와 한미관계 등 각종 이슈에 대해 상시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한국 전문가들이 많아져야 한다.”
지난 5일 USC 도산 하우스에 자리 잡은 한국학 연구소에서 만난 강 소장은 한국을 세계에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도 강 소장은 한국의 정치상황과 관련, CNN과 막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라고 전했다.
트럼트 차기 대통령의 취임 이후 새로운 관계 정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한미 관계, 거기다 대규모 촛불시위로 급박하게 진행되는 한국 정치상황에 대해 미국 사회에 한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한국의 편에서 목소리를 낼만한 한국 전문가들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면 문화와 역사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등에 대해 연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외에 한국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한국학 학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강찬웅’이라는 한국 이름이 적힌 명함을 내민 강 소장은 평안북도 출신 유학생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는 한국어를 구사한다.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UC버클리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한반도 문제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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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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