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의 복잡한 가계도 ‘교통정리’주목, 부인 멜라니아, 백악관 살림담당 국한 예상
▶ 장녀 이방카, 대외활동 등 전방위 참모노릇, 첫번째 부인까지 나서 “체코 대사 시켜달라”
내년 1월 20일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를 따라 백악관의 안방에 입주하게 될 멜라니아 트럼프는 슬로베니아 태생의 귀화시민이다. 이제까지 외국태생으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자리에 오른 인물은 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의 영국인 부인 루이자 애덤스가 유일하다. 멜라니아는‘외국산 영부인’ 2호인 셈이다.
트럼프는 자타가 공인하는 반이민주의자다. 하지만 그의 여성취향은 다르다. 트럼프는 세 번 결혼했는데 첫 번째 부인 이바나(67) 역시 체코 출신 전직 모델이다. 백악관의‘안방권력’으로 등장할 멜라니아는 1970년 4월 26일 현재의 슬로베니아인 유고슬라비아의 노보메스토에서 태어났다. 1946년 6월 14일 생인 남편 트럼프와는 무려 24년의 연령차가 난다. 그녀의 아버지 빅토르 크나브스는 슬로베니아 공산당원으로 국유생산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판매하는 대리점을 운영했고 어머니 아말리야는 아동 의류회사의 도안가였다.
멜라니아는 16세때부터 모델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80cm의 큰 키에 청초한 미모와 육감적인 몸매를 지닌 그녀는 18세 때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모델 에이전시에 발탁돼 ‘원조 베이글녀’로 본격적인 모델활동을 시작했다.
주로 밀라노와 파리를 오가며 활동한 멜라니아는 헬무트 뉴턴, 파트리크 드마르슐리에, 마리오 테스티노 등 유명사진작가들과 작업을 했고 이들이 촬영한 사진은 하퍼스 바자 불가리아, 오션 드라이브, 인 웨딩, 뉴욕 매거진, 애비뉴, 베니티 페어 이탈리아, 보그, GQ UK 등 여러 잡지의 커버를 장식했다.
1996년 뉴욕으로 거처를 옮긴 멜라니아는 도널드 트럼프의 도널드 모델 매니지먼트와 계약을 맺었으며 2000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수영복 특집호에 비키니 모델로 등장해 뭇 남성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트럼프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루어진 시기는 1998년. 둘은 뉴욕의 한 파티에서 처음 마주쳤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트럼프의 두 번째 아내 말라 메이플스가 버티고 있었다. 당시 트럼프와 메이플스의 결혼생활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어긋난 상태였다.
유명한 바람둥이였던 트럼프는 첫 만남에서 멜라니아의 전화번호를 따려드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그는 호락호락 넘어오지 않는 멜라니아에게 “나중에 반드시 아내로 받아 들이겠다”는 카드를 제시하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부동산 재벌과 30대 수퍼 모델의 관계는 트럼프가 메이플스와 이혼한 1998년 이후 급속히 연인사이로 발전했고 2004년 약혼을 거쳐 2005년 1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초호화 결혼식을 올렸다.
이른바 ‘트로피 와이프’를 맞아들이기 위해 트럼프는 무려 4,200만달러를 결혼식비용으로 털어 넣었다. 15캐럿 다이아 반지의 가격만 150만 달러였고 웨딩드레스 구입비용으로 20만 달러가 들었다. 나이로 보면 트럼프가 59살, 멜라니아는 35살이었다.
화려한 비상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리 맘 편한 자리는 아니었다. 슬로베니아어, 영어, 프랑스어, 세르비아어, 독일어 등 5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멜라니아는 늙은 재벌의 셋째 아내이면서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자식 4명의 새엄마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앞서 멜라니아는 2001년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고 트럼프와 결혼 후인 2006년 미국 국적을 획득했다.
세 차례 결혼한 트럼프의 가계도는 다소 복잡하다. 첫번째 부인 이바나와의 사이에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38), 장녀 이방카(35), 아들 에릭(32)을 뒀다.
두번째 부인 말라 메이플과는 딸 티파니(23)를 뒀다. 세 번째 부인 멜라니아와의 사이에는 열 살짜리 막내아들 배런이 있다. 결국 트럼프는 3명의 여성으로부터 5명의 자녀와 7명의 손자와 손녀를 두었다. 첫딸 이방카가 임신해 손자손녀는 곧 8명으로 불어난다.
남편이 대선에 뛰어드는 바람에 멜라니아의 과거는 샅샅이 파헤쳐졌고 이로 인해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터져 나온 것이 지난 5월 AP통신이 제기한 불법취업 의혹이었다. 1996년 10월 미국 취업비자를 취득하기 약 7주 전부터 10차례에 걸쳐 모델로 일하며 2만56달러를 벌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대선 운동 기간 20년 전에 찍은 4장의 누드 사진이 뉴욕포스트에 공개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1995년 프랑스 사진작가 알레 드 바스빌이 뉴욕에서 촬영한 이들 사진은 그녀가 이미 그때부터 미국에서 모델로 활동했음을 보여준다. 자신이 1996년 뉴욕에 건너왔다는 멜라니아의 과거 언급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거기서 그친 게 아니다. 남편의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표절 연설’로 구설에 휘말렸다. 연설문 작성자가 2008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의 연설 대목을 그대로 표절한 것이 드러난 것.
그러나 막말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남편이 11년 전의 음담패설 파문으로 낙마 위기에 몰리자 멜라니아는 “여성으로 나 역시 참을 수 없지만, 용서해 달라”고 유권자를 향해 고개를 숙여 동정여론을 끌어냈다.
그녀는 자신의 지경을 백악관 만찬의 주빈으로 나서고 살림을 책임지는 등 전통적인 퍼스트레이디 노릇으로 제한했다.
멜라니아를 대신해 트럼프의 큰 딸인 이방카가 대외적인 퍼스트레이디를 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사업가로서 미모와 지략을 겸비한 이반카는 대선 운동 기간 남편과 함께 트럼프가 자랑하는 ‘비밀병기’로 맹활약했다.
여성비하, 음담패설, 성 추문 등으로 여성에게 비호감이던 아버지를 대신해 보육비용 세금공제 혜택과 6주간의 출산휴가 등 여성정책을 만들고 사그라지는 여성표를 규합한 1등공신이다.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당선 후 이방카가 정부 직책 없이 특별보좌관으로서 막후에서 전방위 참모 노릇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방카의 스펙은 탄탄하다. 아버지의 모교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관리학석사(MBA)를 취득한 재원이다. 사업적 수완도 뛰어나 현재 트럼프 왕국의 2인자로 군림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힘은 살아있는 권력과의 물리적 거리에 반비례한다. 지근거리로 보자면 멜라니아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대선전에서 쌓아올린 공적에 아버지의 사랑과 신임까지 듬뿍 받고 있는 올해 33세의 이방카는 46세의 새엄마와 함께 백악관의 내명부 권력을 놓고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이방카의 친모인 이바나는 세계 최고의 권력자로 탈바꿈한 전 남편을 향해 자신을 체코 대사로 임명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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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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