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엔 유튜브에 뮤비 올리지 말라 만류”
‘강남스타일’의 월드스타 싸이는 뉴미디어가 낳은 스타다. 2012년 7월 공개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며 세계적으로 유명 인사가 됐다. 현재 유튜브 ‘강남스타일’ 조회수 24억뷰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여전히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싸이는 21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립 50주년 기념 ‘중앙 미디어 콘퍼런스 - 내일로 통하다(Know Way Out)’에 연설자로 나서 “제가 뉴미디어(유튜브)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뉴미디어를 의식하지 않고 노리지 않고,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미디어의 성공 사례는 사실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외람스럽다.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 제가 의도한 거나 계산해서 그런 반응을 도출한 것이 아니다. 저희 일(가요)은 그런 성격이 많다"고 했다.
‘강남스타일’은 두 쌍둥이 딸의 아빠가 ‘오빠’ 소리를 한번 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만든 노래라고 소개했다. “6집 음반 타이틀곡이자 2012년 7월 발매한 곡이다. 한국 분들은 대부분 아시겠지만 늘상 하듯이 유쾌한 가사, 익숙하지만 처음 들어본 멜로디, 신나는 반주에 재밌는 춤, 다른 가수들처럼 절제된 군무가 아닌 쉽고 만만한 안무. 이 정도를 가지고 데뷔 12년차를 맞아 야심차게 내놓은 타이틀이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창피한 얘기지만 당시에만 해도 인터넷과 친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메일을 주고받는 정도였다. 받은 편지함에 메일 500개씩 있는 사람. 그런데 ‘강남스타일’을 발표하던 날 회사 직원분들께서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리겠다고 했다. 그래서 ‘거기 왜 올려요?’라고 물었는데 ‘다른 나라 분들도 보실 수 있으니 올리겠다’라고 답하더라. ‘나를 10년간 안봤으면 외국 분들이 내가 하는 것을 이해하시겠냐. 올리지말라’고 했다. 그랬더니 ‘빅뱅’ ‘2NE1’과 같은 회사 소속(YG엔터테인먼트) 가수라 볼 수 있으니 구색상 올리게만 해달라고 하더라. 그러면 굳이 일을 하겠다면 올리라고 했다."
이후 싸이는 늘상 하듯이 전국을 돌며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고 있었다. 그런데 외국에서 누군가가 트위터에다 자신을 ‘트윗했다’ 등의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랬냐? 잘됐다’고만 답했다. 그런데 이름을 듣고 놀랄 만한 분들이 나를 언급했다는 소리를 듣고, ‘트위터가 뭐하는 거냐’ 묻고 그 때 처음 가입했다. 뉴미디어의 파괴력이나 위력에 대한 인지가 적었던 상태였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항상 커다란 현상이 되는 일들은 의도 없이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의도를 가지고 일들을 해 만만치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제2의 ‘강남스타일’을 표방하고 야심차게 내놓은 신곡인 ‘젠틀맨’ ‘행오버’가 생각보다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싸이 역시 두 곡이 ‘강남스타일’보다 못하는 평가를 인정했다.
“의도와 노림수를 없애기 위해 2년 간 심신을 단련하고 명상을 했다. ‘강남스타일’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대중가요를 만드는 창작자로 돌아가자. ‘강남스타일’ 이전에 저다운 노래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장르를 영화 장르와 빗대어 표현하면 ‘코미디’라고 했다. “누군가 웃기는 음악에 음악성이 있느냐고 물으실 수 있는데 음악성이 있고 없고는 선택하신 분의 몫이다. 나는 이 음악과 춤이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받아들이시는 분이 코디미라고 생각하시니 코미디인 것이다."
앞으로 자신이 뉴미디어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한국의 재미난 애’라고 했다. “이를 테면 한국의 ‘신나는 애’ ‘흥을 아는 사람’ ‘노는 데는 이골이 난 애’다. 프로페셔널한 놀이꾼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애초 9월 중에 발표될 거라 기대를 모았던 신곡의 곡 자체는 완성됐다고 했다. 다만 춤을 만드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뮤지션이지만 춤도 중요하고 뮤비도 중요해서 곡이 잘 나온 후에도 이후의 과정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미국 가수인 척 하지 않고, 겨땀(‘무한도전’에서 겨드랑이 사이가 땀에 젖어 붙여진 별명) 흘리던 저로 돌아가 하던 것을 최대한 하려고 한다"는 싸이는 해외에서 자신은 그냥 말춤을 추는 사람이지 대형 기획사 소속인지 소형 기획사 소속인지 군대를 몇번 갔다 왔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강연 말미 청중 중에 한명이 대형 소속사와 상관 없이 뉴미디어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법을 묻자 이런 부분이 중요하지 않게 작용하는 것이 뉴미디어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누구에게나 열리는 마켓이다. 누구나 업로딩을 할 수 있고, 콘텐츠의 무한 경쟁이 가능한 것이 뉴미디어다."
마지막으로 의도하지 않아야 뉴미디어에서 성공할 수 있지만 하나의 팁을 줬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특이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특별히 이상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일련의 질서를 가지고 오래 지속을 하다보면 특별해지기도 한다. 특히 콘텐츠가 그렇다. 이상하게 만들어보라고 제안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고 본인이 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잘하고 있다면, 누구라도 뉴미디어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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