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반하장격 사과문 ‘무늬만 퇴진’에 더 분노...일각서 불매운동 거론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일명 ‘땅콩 리턴’ 논란<본보 9일자 2면 보도>에 워싱턴을 비롯한 미주 전역의 한인사회도 들끓고 있다. 대한항공이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조 부사장의 보직 해임 조치라는 긴급처방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역풍은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 이번 사태는 좀처럼 쉽게 진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커지자 8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무장이 변명과 거짓으로 둘러대 조현아 부사장이 그의 자질을 문제 삼았다. 또한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는 사과문을 올려 오히려 한국민은 물론 미주 한인들의 분노를 샀다.
한 네티즌은 “물론 승무원이 매뉴얼대로 행동하지 않고 사무장이 변명과 거짓을 했다고 해도 승객 250여명이 탄 비행기를 다시 돌려세울 만큼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며 “직원 재교육이나 잘잘못을 가리는 건 한국에 도착해서 해도 되는 일인데 대한항공의 해명이 납득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한 여성은 “천박한 자본주의에 한국민 특유의 노예근성과 군대문화가 합쳐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기형적인 사회구조가 존재하는 내 조국의 현실에 가슴이 미어진다.”며 개탄해 했다.
사과문이 혹을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인 격이 되자 대한항공은 9일 ‘땅콩 리턴’ 사건의 장본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을 기내 서비스 총괄 업무에서 손을 떼게 했다. 그러나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지위는 유지하기로 해 비난 여론을 의식한 ‘무늬만 퇴진’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앞으로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버지니아의 A씨는 “그동안 국적기라 해서 엄청 비싸도 대한항공을 탔는데 이제부터는 조금 불편하더라고 미국 항공기를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의 B 씨는 “미국 언론을 보면서 한인으로서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 같이 부끄러웠다”며 “승객들에 대한 진정한 서비스보다 총수 일가의 말에 벌벌 떠는 대한항공은 앞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성난 주부들의 목소리로 달궈졌다. 한 주부는 “요즘 미국 항공사 값 엄청 싸더군요. 그따위로 승객에게 그러구, 가격도 비싸면 미국에 사는 소비자라도 잊지 말고 본때를 보여 줍시다”며 불매운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같은 대한항공 불매 운동은 한국에서도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다음 아고라 이슈 청원에는 ‘대한항공 불매운동 합시다’라는 제목으로 서명도 받고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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