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장세에서 투자손해 줄이려면
▶ 정부서 국채매입 줄인다는 소식에 이자율 상승 6월에만 고정 뮤추얼펀드·ETF서 81억달러 유출 중·단기 채권펀드에 분산 투자해야 위험성 줄여
요즘 채권시장(본드 마켓)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고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자율이 올라가면 수익률은 따라 올라가지만 채권가격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연방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 오던 양적완화 정책을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켓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하다. 월스릿 저널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요즘 장세에서 채권펀드 투자자들의 손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보도했다.
연방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국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하면서 이자율은 전례 없이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5월 이후 연방 정부가 경기 회복세가 완연해지고 있다면서 양적완화 축소방안으로 채권 매입을 줄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돌면서 이자율은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자율은 채권 가격과 반비례한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이자율이 낮으면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으로 몰리게 된다. 채권을 사겠다는 사람은 많아지는데 채권 공급은 달리는 현상이 이어져 가격이 올라간다. 대신 채권 수익률은 떨어진다. 그러나 이자율이 올라가면 다시 채권시장에 몰려 있던 돈들이 시중으로 빠져나와 채권가격은 떨어지게 되고 반대로 수익률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동안 연방 정부가 채권을 무제한 사들이자 채권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가격은 상승했고 수익률은 떨어지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리는 전례 없이 낮은 수준까지 하락해 부동산 경기를 이끌어 오고 있었다.
이자율 상승 따른 채권시장 영향에 촉각
사실 올 봄부터 이자율이 올라가면 채권형 뮤추얼 펀드와 상장지수 펀드(ETF·Exchange Traded Fund·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하여 주식과 동일하게 매매를 통해서 투자가 가능하도록 만든 상품)에 어떤 영향이 미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이 시작됐다.
채권 투자자들은 지난 6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기 진작과 채권 저수익률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했던 대량의 국채 매입을 예상보다 빠르게 줄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당히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월 초에서 7월 초 사이 무려 1%포인트 이상 뛰어오른 2.7%를 기록했다. 반면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가격은 0.36% 빠진 7.5%였다. 지난주 기준으로 국채 수익률은 2.6%다.
6월 한달 간 안전한 투자상품으로 생각됐던 국채 가치하락으로 일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자 투자자들은 한 달 동안 고정수입 뮤추얼펀드와 ETF에서 무려 81억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물론 투자금 회수가 이자율 인상으로 인한 손실을 막는 방법일 수는 있다. 증권의 주가 변동보다는 손실이 덜하기 때문에 “고정수입 펀드(fixed income fund)가 아직은 좋은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모건 스탠리 재산관리사의 조나단 맥케이 수석전략가는 조언했다.
얼마나 빨리 이자율이 오를까.
모든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나 펀드 매니저들은 일반적으로 최근 국채 수익률이 1%포인트 이상 오른 것은 더딘 경기회복 속도나 계속되는 고실업률, 그리고 아직 인플레 압력이 낮은 상황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큰 폭 상승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 펀드 매니저들은 연준의 채권매입 축소와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 10년 국채 수익률은 3.5~4%대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연준이 채권매입을 점차적으로 줄여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 수익률은 내년 정도에나 가능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이자율 분석가들은 올해 10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2~2.7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펀드마다 위험성이 다른가.
이자율 변동에 따른 각 채권펀드와 ETF 상품의 민감도는 모두 다르다.
이를 측정하는 용어를 ‘듀레이션’(duration)이라고 한다. 간단히 말하는 ‘듀레이션’은 채권투자에 들어간 원금 회수기간을 의미한다.
‘듀레이션’이 긴 상품은 이자율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변동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각 펀드 웹사이트에서 펀드 듀레이션을 표시해 주는데 이를 살펴보면 잠재 가격하락 정도를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펀드의 듀레이션이 4년이고 수익률이 1%포인트 올라갔다면 그 투자상품은 가치가 4% 하락할 것이다. 물론 편드의 이자수익을 빼면 실제 손실은 조금 줄어들게 된다.
장기 채권이 많은 펀드가 위험성이 가장 높기는 하지만 단기 채권 펀드 역시 이자율 상승에 영향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2년 만기 국채의 듀레이션이 1.8이고 수익률이 0.5% 상승했다면 해당상품의 가격은 거의 1% 하락하게 된다.
이자율 상승으로 손실위험이 더 커질 수 있는가그럴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주택 모기지 융자 채권들이 많이 몰려 있는 중기 채권펀드가 잘 팔렸었다.
보스턴에 위치한 ‘파이오니어 투자’사의 마이클 템플 미국 유동성 연구소장은 이들 펀드는 이자율에 아주 민감한 펀드이므로 수익률이 올라가면 민감도는 더욱 높아진다고 말했다.
올 봄 한창 재융자 바람이 불어오면서 많은 모기지 채권의 투자금 회수기간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바클레이스 US 애그리게이트 본드 인덱스’의 모기지 증권 상품을 근거로 한 평균 듀레이션은 3.7년에서 5.2년으로 늘어났다. 수익률이 1%포인트 또 증가하면 민감도는 아마 6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지방정부의 지방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봄 22~30년 만기 지방채의 이자율 민감도는 11에서 14로 늘어났으며 수익률이 1%포인트 또 올라가면 15~16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본드가치가 15% 이상 떨어질 가능성 또한 커진다는 뜻이다.
투자금을 보호하려면투자 상품에서 단기 채권을 늘리는 것이다. ‘뱅가드 그룹’의 채권 투자분야 밥 어우터 국장은 전체 채권 상품을 재점검할 때에는 꼭 이자율 요소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우터 국장은 “수익률을 최대로 올리기 위해 장기 채권 펀드에만 투자했다면 단기와 중기 채권 펀드으로 옮겨 놓아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애틀랜타 ING 투자관리사의 크리스틴 허트셀러스 채권투자 수석분석가는 장기 만기 채권이 갖는 위험성에서 벗어나려면 수익률은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 회사채에 집중 투자하는 ETF 상품 중의 하나인 ‘iShares Barclays 1~3년 크레딧 본드’의 이자율 민감도는 2미만이다. 지난 7월까지 많은 다른 펀드의 가격이 하락한 반면 수익률은 0.9%이고 가격은 오히려 0.4% 올랐다.
일부 투자자들은 마켓상황에 따라서 자신이 투자하는 상품의 듀레이션을 조절할 수 있는 펀드를 선호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채권의 분산투자가 도움이 되는가.
그럴 수 있다. 많은 기회가 있다. 5월 초부터 7월 초까지 변동금리 은행융자 펀드 등을 포함해 잘 나가던 펀드들이 0.5% 하락했고 훨씬 유동성이 큰 펀드는 2.3%나 내려갔다.
JP 모건 자산관리사의 프리실라 핸콕 매니저는 이자율에 민감한 국채와 관계 있는 채권들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투자등급이 낮은 발행처가 발행하는 고수익률의 회사채는 이자율보다는 자금 유동성에 더 관심을 둬 거래를 하기 때문이다.
핸콕 매니저는 “보통 이자율이 올라가면 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고수익률의 회사채 역시 더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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