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저를 아주 어린 18살에 낳아주신 그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지만 이 노래를 바칩니다."
미국에 입양된 한인 래퍼 고우(한국이름 김성훈)가 자신의 생모에게 바치는 노래 ‘I Wonder’(나는 알고 싶어요)를 작사·작곡해 유튜브(www.youtube.com/watch?v=fXcblBDTAoQ&feature=player_embedded)에 올렸다. 7일 오전 현재 22만8천269명이 이 영상을 봤다.
그의 이름 고우(Gowe)는 ‘Gifted on West East’(서양에 선물로 주어진 동양인)의 머리글자를 딴 약자이다.
이 뮤직비디오는 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곰 인형을 든 주인공 고우가 작은 집에 들어가 LP판을 올려놓는 것으로 시작한다. 음악이 흐르면 3명의 여성이 나와 수다를 떨고, 한 남자가 이 가운데 한 명의 여성을 만난다.
이어 ‘아주 특별한 분에게 이 노래를 바칩니다’라는 한글 자막과 함께 고우가 등장해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영어 가사를 랩으로 노래한다.
이 노래는 최근 워싱턴대학(UW) 한인학생회가 개최한 ‘컬쳐 나이트’ 행사에서도 고우가 직접 불러 청중의 심금을 울렸다.
시애틀을 근거로 활발한 공연을 펼치는 그는 랩 중간에 한국말로 ‘엄마’라고 부르며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잉태하고, 낳고, 미국으로 입양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상하며 노래한다.
"그(엄마)는 어쩔 줄 몰랐다/ 임신 테스트기 결과를 보고, 몸도 약하고 남들에게 상처도 받으면서 그는 불안했다/ 그 남자한테 버림받고 임신한 상태에서 사랑한 줄 알았지만 남자는 떠나버렸다/ 그는 18살이다/ 배가 점점 불러오자 남들에게 눈치가 보이지만/ 그래도 유산만은 안 하겠다는 마음의 발길질/ 아무 경고 없이 느껴지는 아기의 발길질/ 하지만 그도 아픔이 많았다/ 부모의 눈물도 봤다/ 그리고 눈 감을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낀다 견딜 수 없을 만큼/ 날이 다가와 아들을 낳은 그/ 김성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안아주고 입맞추고/ 이 장면을 영원히 잊지 않게 마음에 담아두면서/ 눈물을 흘린다 자기 아들이 더 좋은 인생을 살기를…"
고우는 미국에서 잘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만약에 어머니가 읽을 수 있는 편지를 쓸 수 있다면 지금까지 한 번도 엄마를 원망하지 않았다고 쓰고 싶다는 위로의 말도 전한다.
그는 "나는 중국인인가 한국인인가. 이 인생이 내 운명일까"라고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며 자신의 운명에 대해 자조하다가도 "엄마가 지금 웃길 바랍니다. 그리고 가끔 제 생각도 하시길 바랍니다. 엄마의 선택을 후회하시지 않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엄마를 사랑하고 자랑스럽다는 마음을 많은 세월이 지나도 이렇게 전하니까요"라고 이내 엄마를 용서한다.
고우는 "알고 싶습니다. 그대는 웃고 있나요? 어떤 때는 당신이 보고 싶고 당신의 품이 그립습니다. 저를 포기하지 않으셨던 당신. 한 번도 감사하다고 전할 수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엄마, 엄마, 나의 엄마. 항상 저의 마음속 안에 담겨 있을 것입니다"라는 후렴구를 4차례나 반복하며 어머니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토로한다.
그의 노래에는 한국에서 태어나 시애틀의 중국계 미국인 가정에서 자랐고, 18살 때 비로소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과 중국인이 아니라 한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09년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타이틀곡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최근 동포신문인 ‘조이시애틀’과의 인터뷰에서 "이 노래는 개인적인 메시지를 병에 담아 언젠가 어머니에게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며 바다에 던진 것"이라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콜레보레이션 시애틀’에서 래퍼로 활약하는 그는 다음 달 데뷔 앨범 ‘우리는 초(超)거인’을 낼 예정이다. 이 앨범에는 남북한, 미국의 12세 소녀들의 삶의 이미지를 노래한 ‘굿모닝 선샤인’이 수록돼 있다.
미국 입양 한인 래퍼 고우. <<출처: 고우 페이스북>>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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