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미국감독조합상·英아카데미 등 작품상 휩쓸어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24일(현지시간) 저녁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은 ‘아르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벤 애플렉 감독의 ‘아르고’는 지난달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아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 작품이다. 또 이달 초 미국 감독조합상 작품상과 지난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받는 등 주요 영화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그럼에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후보에만 오르고 감독상 후보에는 제외돼 ‘이변’으로 여겨졌으나 결과적으로 작품상을 받아 영화의 뛰어난 완성도를 인정받게 됐다.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은 84년 역사상 단 세 차례뿐이었는데 이번에 ‘아르고’가 네 번째 기록을 남기게 됐다.
’아르고’는 미국인들이 크게 흥미를 느낄 만한 주제를 다룬 영화다. 미국 역사상 실존했던 CIA의 기상천외한 인질 구출 작전을 그렸다.
1979년 이란에서 미국에 대한 증오가 불길처럼 치솟고 미국의 지원을 받던 왕의 독재가 민중 혁명으로 종말을 맞게 되면서 이란 군중은 미국에 대한 참았던 분노를 표출한다. 미국 대사관에 쳐들어가 직원 60여 명을 납치하는데, 직원 중 6명이 탈출에 성공해 캐나다 대사관저에 숨는다.
미국에서는 이들을 구하기 위한 다양한 작전이 논의되다가 CIA의 구출 전문요원 ‘토니 멘데스(벤 애플렉 분)’의 아이디어로 기상천외한 작전을 꾸미게 된다. ‘아르고’라는 제목의 가짜 SF영화를 제작하는 것처럼 꾸며 인질들을 이란에 촬영 장소를 알아보러 간 영화 스태프로 위장해 빼내오는 것이다.
CIA는 실제로 할리우드 제작자들과 팀을 구성해 가짜 시나리오를 사고 인질들이 영화 스태프처럼 연기하게 훈련하는 등 어렵게 이 작전을 실행하고 우여곡절 끝에 성공시킨다.
국가 기밀 정보로 봉인돼 오랫동안 묻혀 있던 이 작전은 30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됐고, 영화 ‘아르고’는 이런 영화 같은 실화를 진짜 영화로 만들어냈다.
이 영화는 각본과 연출, 편집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으로 탄탄한 짜임새를 보여줘 호평받았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실제 작전이 실행되고 인질들이 비행기에 탈 수 있느냐 마느냐 기로에 놓인 순간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긴박감 넘치게 연출됐다.
이란 시민군이 모여 미 대사관에서 파쇄돼 버려진 종잇조각을 이어붙이며 탈출한 인질들의 얼굴 사진을 완성해 가는 장면은 영화 중간마다 계속해서 삽입돼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성난 이란 군중의 분노한 모습도 실감 나게 표현됐다.
배우 출신으로 연출에 뛰어든 벤 애플렉은 세 번째 연출작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아 할리우드 명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배우 시절 잘생긴 외모 덕분에 한때 청춘스타로 군림하며 수많은 여성 팬을 이끌었지만 연기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1998년 친구인 맷 데이먼과 함께 각본을 쓴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아 영화에 재능이 있음을 보여준 데 이어 이번 ‘아르고’로 생애 첫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쥐며 감독으로서 인생 2막을 본격으로 펼치게 됐다.
애플렉은 이날 수상 소감으로 "나는 여기 15년 전에 올랐었는데 여기 다시 서게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영화를 함께해준 모든 스태프와 관계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시상식에 함께 참석한 그의 아내이자 배우 제니퍼 가너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이 영화는 역시 배우이자 감독인 조지 클루니가 제작자로 참여해 적극 지원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 말 개봉했지만 그다지 흥행하지는 못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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