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원 특별기획 ‘4인 초대전’ 8일 개막
재독화가 노은님 개인전이 16일부터 앤드류샤이어 갤러리에서 열린다는 기사를 바로 지난주 썼는데, 그에 앞서 8일부터 LA 한국문화원(원장 김영산)이 개최하는 4인전에 그가 참여한다.
노은님, 김원숙, 웨르너 삿세, 게르하르트 바치. 4인 작가 초대전은 한국과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한국인 여성화가와 두 독일인 남성화가 네 사람이 보여주는 특별 기획전이다.
꿈을 소박·정감있게 표현 김원숙
동심의 눈으로 담은 추상 노은님
수묵화 매료된‘독일 선비’ 웨르너 삿세
절제미 살린 추상 산수화 게르하르트 바치
특히 노은님과 김원숙 두 사람은 조영남이 언젠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대한민국 여류화가 중 둘을 꼽는다면 미국의 김원숙, 유럽의 노은님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는, 바로 그 주인공들이어서 기대가 크다. 독일의 노은님과 뉴욕의 김원숙이 LA에서 만나는, 아주 재미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 오프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내면의 눈: 동과 서의 만남’(That Inward Eye-East and West Meeting)이란 제목의 이번 전시는 해외에서 살아가는 한국 여성작가들이 외로움과 내적 갈등을 자연과 함께 그림 속에 녹여놓은 작품들, 한국에 매료된 두 독일 남성작가들이 동양을 마음의 눈으로 보고 해석하여 함축적이면서 수묵의 멋을 살린 작품들을 선보인다.
노은님은 지난주에도 썼듯이 ‘그림의 시인’으로 칭송받으며 해맑은 아이 같은 동심으로 새, 나비, 나무, 물고기 등을 소재로 추상적 회화를 그리는 작가다. 이 전시에 함께 참여하는 김원숙은 노은님에 대해 “저만큼 무심할 수 있을까? 아무 생각 없는 얼굴로 손놀림이 붓을 움직이는 대로, 손끝, 붓끝에서 떨어지는 대로 그린다. 주-욱, 주-욱 선을 긋고 조금 보다가 투-욱, 투-욱 점을 찍고 또 보다가 쓱쓱, 또 쓰-윽 다시 보다가 옆으로 놓는다. 그림이 다 된 거다. 또 흰 종이 끌어다가 잠시 보다가 쓱, 툭, 주-윽. 요술쟁이의 몸짓이다”라고 표현했다.
김원숙은 삶의 이야기를 담은 소박하고 정감어린 그림, 일기처럼 숨김없는 고백체의 그림으로 현대미술의 난해함을 비판한다. “나는 꿈을 그린다. 내 그림은 모두가 다 꿈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모든 그림이 자신의 자화상이라고 고백한다. 시인 문정희는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사랑과 연민으로 가득 찬 천부의 예술가”라 했고,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그의 작품 앞에 서면 그림을 본다는 것에 앞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라고 말했다.
1975년 스타인 미술상을 수상했고, 78년 미국에서 ‘올해의 여성작가’로 뽑혔으며, 95년 유엔 선정 ‘올해의 예술가’에 뽑히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브론즈로 만든 작품과 드로잉, 그리고 그의 대표작인 집을 소재로 한 작품 등이 선보인다.
웨르너 삿세(Werner Sasse)는 2006년 한국으로 이주하고 2010년 현대무용가 홍신자와 결혼했다. 유연하고 담담한 먹 선과 절제된 채색으로 작업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그는 ‘독일 선비’로 불리기도 한다. 61년 독일 하노버 린던 미술회 공동전시에 참가한 뒤 붓을 잡고 자기만의 세계를 종이에 그리기 시작한 그는 오랫동안 독일 학생들에게 시조를 해석해 주고 세종대왕을 소개하는 등 한국 학자로서 강의했으며, 나머지 시간에는 한지 위에 먹물로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담아 왔다.
게르하르트 바치(Gerhard Bartsch)는 독일 함부르크 국립대학의 교수이며 노은님 작가의 남편이다. 여행에서 체험한 풍경에 대한 인식과 기억에서 끌어낸 새로운 이미지, 자연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닌 절제되고 심플하면서도 감정이 살아 있는 추상적인 산수화를 그린다.
오프닝 리셉션은 8일 오후 7~9시. 전시는 28일까지 계속된다.
5505 Wilshire Blvd. LA, CA 90036, (323)936-7141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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