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왕도·묵 포도도 등 첫 선
▶ 한국미술 전통·현대 망라
“작지만 아담하고 편안한 전시장입니다. 한번 방문으로 다 돌아보지도 못할 만큼 큰 뮤지엄이 아니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부담 없이 찾고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미술관이죠. 드디어 한국관이 제 모습을 갖추게 돼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10월4일 한국관 개관을 앞둔 퍼시픽아시아 뮤지엄(관장 찰스 메이슨)의 지연수(사진) 큐레이터는 누구보다 기쁘고 흥분된 표정이다. 비록 500스퀘어피트의 작은 공간이지만 온도와 습도 조절장치, 조명과 지진공사까지 마친 한국관을 마련하고 나니 ‘어깨의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는 감격이다.
개관기념 ‘한국의 미술전’(Arts of Korea)은 그녀가 심혈을 기울여 기획한 전시로, 4개 주제 아래 25점의 회화, 텍스타일, 도자기 등 전통과 현대미술을 보여준다. 한국을 대표하는 3개 종교(무속신앙, 불교, 유교) 미술품과 현대미술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5,000년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전시로 꾸몄다고 한다. 조선시대 분청과 현대 도예가 유병호의 분청작품을 함께 전시, 현대로 이어진 전통의 멋을 보여주면서 작가가 사용했던 분청도장도 함께 전시해 관람객이 고무판에 도자기 인화기법을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미술관이 이번 개관을 앞두고 한인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구입한 19세기 불화와 현왕도, 최석환의 묵 포도도 등 새로 선보이는 3점도 전시되는데 묵 포도도 옆에는 관람객이 서예를 써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이외에도 하회탈 전시와 함께 한국 샤머니즘에 관한 영상물을 상영하고, 김금화 무속인의 모자와 악기를 대여 전시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패사디나의 퍼시픽아시아 뮤지엄은 1971년 세워진 비영리 미술관으로 중국, 일본, 인도, 파키스탄, 싱가포르, 미얀마, 타일랜드, 베트남 등 아시아와 태평양제도의 미술품을 총망라하는 전시관이다. 이 중 중국 소장품이 가장 많고 한국 미술품은 회화, 조각, 의복, 도자기 등 260점을 소장하고 있다.
한국 전시실은 2006년 노스 윙 건물에 오픈했으나 너무 협소하고 보잘 것 없어서 늘 속상했다는 지연수 큐레이터는 새 갤러리가 마침 일본관, 중국관과 같은 사우스 윙에 위치하게 돼 동아시아 3개국의 문화예술을 가까이서 비교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또 다른 기대감을 나타냈다.
“뮤지엄에서 지난해까지 중국관 아웃리치를 많이 했는데 이제 한국관 활성화에 힘쓸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강의 시리즈와 문화체험 등 한국 관련행사들을 자주 개최해서 더 많이 찾아오는 뮤지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지연수씨는 이화여대를 나와 칼스테이트 롱비치에서 미술사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2007년부터 이 뮤지엄의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뮤지엄 개관시간은 수~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입장료는 일반 7~9달러, 12세 이하 무료, 매달 네 번째 금요일은 무료 개방일이다. 한국관 개관기념 리셉션은 4일 오후 7~9시에 열린다.
Pacific Asia Museum 46 N. Los Robles Ave. Pasadena, CA 91101, (626)449-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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