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문화와 민주주의…’ 전시회 UC어바인 갤러리서
최병수‘이한열 영정’·박제동 한겨레 그림판
박불똥 1985년 선거포스터 등 17명 40여점크로스오버
1987년 최병수가 그린 이한열의 영정, 박재동 화백의 한겨레 그림판, 박불똥의 1985년 선거 포스터… 현대한국의 정치미술을 다루는 독특한 전시가 9월20일~11월20일 UC어바인의 갤러리 UAG(University Art Galleries at UC Irvine)에서 열린다.
‘대중문화와 민주주의의 교차점에 있는 한국시각예술’ Being Political
Popular: South Korean Art at the Intersection of Popular Culture and Democracy, 1980-2010)이란 제목의 이 전시는 지난 30년 동안 한국에서 일어났던 정치적 변화와 예술을 역사적 맥락과 인식론적 탐구를 통해 시각화하고 있다. 광범위한 한국의 정치적 미술을 미국 관객에게 소개하는 최초의 전시로서, 특히 대중문화와 정치적 저항의 언어가 예술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선보이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획전이다.
전시 작가는 최병수, 김동원, 노동자뉴스제작단, 박재동, 김민기, 홍성담, 오형근, 정은영, 믹스라이스, 임민욱, 박찬경, 백승우, 리슨투더시티, 박불똥, 남궁호석, 김상돈, 미나리와 핵 등 총 17명의 작가와 협업그룹이며 40여 점이 넘는 작품이 소개된다.
이 전시는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정치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의 여러 요소를 공유한 다양한 예술을 탐구한다. 고급문화와 저급문화, 정치적 아방가르드, 심각함과 가벼움이라는 이분법적 논쟁보다는 광고판, 연재만화, 보도사진, 선거 포스터, 신문, 연극처럼 대중적이고 규모가 큰 시각성의 형태를 받아들이고 작가들이 이를 예술의 형식으로 전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80년대에 공공성과 대중성을 추구하면서 미술의 정치적인 역할을 입증했던 최병수, 박재동, 김동원, 노동자뉴스제작단, 홍성담은 다양한 매체작업(영정그림, 만화, 다큐멘터리 비디오, 판화 등)을 선보인다. 1990년대 이후 출현해 보다 폭넓은 범위에서의 대중적 시각예술과 연결점을 맺는 작품으로는 오형근, 정은영, 믹스라이스, 임민욱, 김상돈, 미나리의 작업이 있다.
이런 시대적 구분 외에도 박찬경, 백승우, 리슨투더시티 등의 작품은 탈영토적 사고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적 발언을 구현하고, 박불똥과 남궁호석의 작품들은 약 30년의 제작 시점차를 극복하고 유머와 희극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어서 나란히 전시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솔은 “한국 현대사와 미술사를 교차하며 보여주는 이 전시를 통해 지금 한국의 정치, 문화와 미술의 관계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솔은 평론가이자 큐레이터로 서울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로체스터대학교 시각문화연구과 박사학위 과정에 있다. 다양한 현대미술 저널에 글을 기고했고 2012년 사회과학연구위원회(SSRC)에서 국제박사학위연구기금의 펠로십을 받아 연구 중이다.
UC어바인 내 UAG 갤러리는 1965년 개관한 이후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리처드 세라 등 유명작가들의 전시를 개최해온 현대미술전시관으로, 2005년 박이소 개인전과 2008년 재미작가 민영순이 기획한 ‘트랜스팝’전 등 한국 현대미술사에 중요한 전시들도 개최한 바 있다.
University Art Gallery, UC Irvine (949)824-9854.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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