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의 램버트-세인트루이스 국제공항은 과거 트랜스 월드 항공의 중심 허브로 매일 475대가 이륙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하루 256대가 이륙할 뿐이다. 그 결과 두 개의 터미널 중 구 터미널의 절반은 텅텅 빈 상태가 되었다. 공항 측은 그 공간을 어떻게 이용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지 아이디어들을 짜내느라 혈안이 되었다.
항공사 합병, 파산으로 운항횟수 감소
중소도시 공항들 건물임대 방안 모색
램버트-세인트루이스 공항의 운명은 미 전국 중소도시에 있는 거의 모든 공항의 미래이다.
과거 US 에어웨이스의 허브였던 피츠버그 공항, 여전히 델타항공의 허브이기는 하지만 델타가 규모를 대폭 축소한 신시네티 공항, 그리고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공항들이 이미 비즈니스의 상당 부분을 잃어버렸다. 항공사들이 항공기 운항을 대도시 공항 중심으로 점점 바꾸면서 생긴 현상이다.
항공사들은 계속 합병을 하고 근거리 운항 소형제트기들을 점점 줄이고 있다. 그만큼 점점 많은 공항들이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 사용되지 않는 터미널과 격납고, 그리고 다른 특수 건물들을 어떻게 써야할 지 방안을 찾아야 한다.
콜로라도, 볼더의 공항 컨설턴트 루이 크레이머는 “이것이 많은 공항들이 고심하고 있는 이슈”라고 말한다. 전국 연구위원회 산하 교통연구회의 의뢰로 지난해 공항건물 재활용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한 그는 “아무도 말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공항의 텅 빈 공간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다”고 말한다.
항공사는 자산의 대부분이 이동가능하다. 반면 공항산업은 기본적으로 고정된 자산으로 하는 사업이다. 터미널이며 주차장, 차도, 비행장 등 한자리에 묶여있다. 항공사는 터미널을 비우면 그만이지만 공항은 그 건물을 운용할 경비를 충당해야 하고 남은 부채가 있으면 갚아나가야 한다.
공항의 수입원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이다. 항공사나 일반 비행기회사가 내는 공항 사용료 그리고 주차장, 자동차 렌탈, 터미널 내 중앙 통로의 업소들, 광고 공간 판매 등을 통한 수입이다.
그런데 항공사들이 합병을 하거나 파산보호 신청을 할 경우, 혹은 비행 횟수를 줄일 경우 두 가지 수입원의 수익이 모두 줄어들게 된다고 북미 국제 공항위원회의 정책 및 대외담당 부사장인 데보라 맥킬로이는 말한다. 줄어든 수익을 메우기 위해 공항들은 여러 단계의 조정을 거친다고 그는 말한다. 인원 감축, 꼭 필요하지 않은 프로젝트 잠정 유예, 기존 부채에 대한 재협상 등이다. 아울러 주차료 등 공항 내 서비스 비용을 부득이하게 인상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종종 건물을 아예 파괴해버리는 것이 가장 비용이 덜 드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역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공항들에게는 너무 비싸서 현실적으로 선택 가능한 방안이 아니다.
좋은 예가 오클랜드 국제공항이다. 한창 성업하던 지난 2007년 이 공항을 찾은 승객은 1,480만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승객은 930만명으로 줄었다. 크레이머의 보고서에 의하면 오클랜드 항은 손실에 준하는 임대 수입을 얻고 싶지만 마땅한 입주자를 찾지 못했고, 공항 건물을 파괴하는 데 필요한 경비인 400만 달러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오클랜드 항은 그 건물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외벽을 빌보드 공간으로 임대해 연간 20만 달러의 수입을 만들어내고 있다.
신시네티 /북 켄터키 국제공항 역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델타는 한때 그 공항을 주요 허브로 삼고, 지난 2005년 공항의 총 이륙 편수인 650편 중 600편이 델타 소속이었다.
오늘날 델타는 여전히 그 공항 최대의 항공사이기는 하지만 매일 이륙하는 170편 중 125편 정도가 델타 소속일 뿐이다. 공항의 3개 터미널 중 델타가 가장 큰 터미널을 사용하고 있고, 지난 5월 유나이티드, 아메리칸 항공, US 에어웨이스, 에어 캐나다 등 다른 항공사들 역시 모두 델타와 같은 터미널로 옮겨왔다. 결국 나머지 두 터미널은 비어있는 것이다.
신시네티 공항은 현재 다른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고 대외담당 부사장인 메건 글린은 말한다. 예를 들면 빈 터미널 중 하나 혹은 둘 다를 파괴하고 자동차 렌트 부서를 남은 터미널 가까이로 옮기는 것 등이다. 만약 건물을 파괴하게 된다면 경비는 연방 지원금과 승객 및 고객 시설 사용료로 충당될 것이라고 글린은 말한다.
신시네티 공항이 보는 희망적인 구석이라면 국제적 선적회사인 DHL이 신시네티를 북미 허브로 정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2009년 이후 DHL은 신시네티 본부에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DHL은 신시네티 공항의 항공기 착륙료 수입 중 40%를 차지하고 있다.
피츠버그 국제공항은 US 에어웨이스의 관리직 직원들이 떠나면서 새로운 수익창출 방안을 마련했다. 공항을 운영하는 앨리게니 카운티 공항당국은 과거 컨베어 벨트와 수하물 시스템만 관리하던 공항소속 직원들이 공항 전체 운영 시스템을 관리하도록 바꾸면서 지난 2010년과 2011년 420만달러의 수익을 확보했다. 덕분에 항공사들의 공항사용료를 오히려 낮출 수 있었다.
세인트루이스 공항 디렉터인 론다 햄-니브루지는 공항 측이 새로운 입주자들을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고 말한다. 공항의 구 터미널 중 B 중앙 통로의 경우 규모가 작고 밀집되어 있어서 사무실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라고 그는 말한다.
구 터미널의 D 중앙 통로는 길이가 길어서 일부를 사우스웨스트 항공에 배당할 지를 구상 중이다. 현재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이 공항 이륙 비행기 중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아니면 터미널을 부셔서 부족한 주차 공간으로 만들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10년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일들이 지금 공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햄 - 니브루지는 말한다.
공항 전문가들에 의하면 빈 공간으로 인해 골치를 앓는 공항들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미국 항공사들이 근거리 비행에 쓰던 50석 소형여객기를 계속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델타로 델타는 343대 소형 여객기 중 218대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델타는 지역 비행기 회사들과 손을 잡고 50석 여객기 운항을 가장 많이 하는 항공사이다. 하지만 연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항공사들이 이들 소형 여객기에서 점점 손을 떼고 있다.
미국에는 50석 여객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운영되는 공항이 상당히 많은데 이들 작은 공항들이 장기간 살아남기는 어렵게 되었다. 소규모 공항들은 시설을 달리 쓸 방안을 찾아야 할 때이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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