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서 30대 중반 여행객들을 끌기 위해 호텔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푹신한 소파의 넓은 로비, 여러 개의 바와 식당을 갖추고 포도주 시음회 등 프로그램들을 도입하고 있다.
불경기의 나락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전 중인 호텔업계가 경제적 성장을 위해 새로운 부류의 여행객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바로 20대에서 30대 중반에 이르는 젊은 여행객들이다. 테크놀로지와 소셜 미디어에 심취하고 디자인에 민감한 그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호텔들은 실내장식을 바꾸고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등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에 나섰다.
많은 호텔 소유주와 운영자들은 지금 리모델링이나 신축으로 호텔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호텔 어디에서나 무료 와이파이 접속이 가능하고, 넓은 로비에는 푹신하고 편안한 가구들이 배치되고, 최첨단 운동시설을 갖추며, 객실에는 아이패드며 랩탑 등 기기들을 한꺼번에 꽂을 수 있는 파워 테이블이 있고, 로비에서 연결되는 멋진 바들이 여럿 있다는 것이 특징이자 공통점이다.
몇몇 호텔들은 해피 아워나 무료 와인 시음회 등 밤 행사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이 모두가 아이폰에 매달려 사는 젊은 세대를 자기 호텔로 끌어들이려는 목적이다.
힐튼, 스타우드, 매리옷, 인터콘티넨탈 등 대표적 특급 호텔들이 젊은 여행객들을 타깃으로 한 젊은 문화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여행 숙박업계 시장 조사 기관인 D.K. 시플렛 & 어소시에츠의 크리스 클라우다 부사장은 말한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측 분석에 의하면 이들 젊은 여행객은 여행경비가 지난 2010년 20%상승, 여행경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연령 집단으로 부상했다. 물론 전반적 씀씀이에서는 베이비 붐 세대에 아직 한참 못 미치지만 이들 젊은 층을 무시한다면 호텔업계에서 상당히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10년 전쯤 호텔업계는 지금의 50대와 60대 연령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을 집중했었다. 그래서 생긴 변화가 고품격 침대와 밝은 조명 그리고 넓은 작업 공간이었다. 이들 여행객은 일단 믿을 만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인식이 들면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다.
오늘날, 젊은 세대 즉 Y세대는 정반대의 행태를 보인다. 혁신적인 것들이 그들의 관심을 끌고 지갑을 열게 한다. 편안한 것 보다는 흥미로운 것이 더 중요한 세대여서 베이비부머와는 완전히 반대이다.
그래서 이들은 호텔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와이파이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Y 세대에게 고속 인터넷은 거의 공기와 같은 것이어서 호텔에서 침대나 타월 정도의 기본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호텔업체들은 또 객실과 공공장소에 파워 테이블을 설치해서 언제 어느 때나 셀폰, 랩탑을 충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랩탑이나 아이패드의 플러그를 끼우려고 램프의 플러그를 빼거나 침대 밑으로 기어 들어가거나 하는 것은 이 세대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뉴욕의 플라자 호텔은 여기서 한 단계를 더 나아갔다. 모든 객실에 아이패드를 배치했다. 손님들은 아이패드를 써서 조명을 조절하고 에어컨을 작동시키며 룸서비스를 주문하고 조간신문을 읽을 수가 있다.
소셜 네트웍을 통한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도 호텔업주들에게는 중요하다. 호텔에서 문제가 있으면 이전 세대는 호텔 매니저에게 불평을 했다. 하지만 이들 젊은 세대는 온라인으로 가서 트위터에 내용을 올려 버린다.
그래서 지난 2010년 초 스타우드 호텔은 온라인에 오른 불평과 코멘트을 감독하고 응답하는 일만을 위해 20명으로 된 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호텔에서 일어난 변화 중 물리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아마도 호텔 로비일 것이다. 편안한 소파와 아르 테코 가구들로 로비가 확 바뀌었다. 반바지에 티셔츠, 베이스볼 캡에 운동화 차림인 이들 세대가 드나드는 로비에 마호가니 장식과 영국 사냥 장면 그림, 오리엔탈 러그는 맞지가 않기 때문이다.
젊은 여행객은 객실 보다 로비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특징이기도 한다. 로비에서 일도 하고 사람들과 사귀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은 ‘따로 함께’인 것이 또 특징이라고 관계자는 말한다. 로비에서 관찰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바로 그 로비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텍스팅을 하는 것이다.
나이든 여행객들은 저녁이 되면 자기 방에 들어가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낮 동안에는 서로 얼굴 마주 대하며 지내다가 저녁이 되면 방으로 들어가서 룸서비스를 이용하며 따로 지내기를 좋아한다.
반면 신세대 여행객은 하룻밤에 서너 군데의 식당과 바를 돌아다니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다른 주제와 다른 시간대로 운영되는 바와 라운지를 여럿 한꺼번에 운영하는 호텔들이 있다. 고객들이 호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 머물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호텔들은 차 시음회나 요가, 포도주 시음회 등 다양한 무료 행사들을 제공한다.
스튜디오 54의 창업자인 이안 슈레이저는 최신 나이트클럽을 갖춘 디자이너 호텔을 만들어낸 선구자이다. 1980년대와 90년대 맨해턴에 세워진 파라마운트, 로열튼, 허드슨 호텔 등이다.
이어 스타우드가 1990년대 말 W 호텔로 뒤를 이었고, 2005년에는 얼로프트 브랜드를 데뷔시켰다. 그 후 다른 대표적 호텔들도 이 흐름에 동참했다.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룹의 인디고, 하이아트 호텔의 안다즈와 하이아트 플레이스 등이다.
호텔 분석가였던 제러드 그린은 적정한 가격의 디자이너 호텔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직장을 그만 두었다. 그리고는 런던의 집을 팔아 그 돈으로 꿈을 추구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요텔이라는 브랜드로 호텔 4개를 운영 중이다. 젊은이들의 취향을 한껏 살린 미래주의적 분위기의 호텔이다.
한편 이런 변화들은 여행객들이 나이가 들면서 사라져 버릴 일시적 유행이 아닐까 하는 의문도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낙관적이다. 젊은이들만 쓰던 아이팻 아이폰을 이제 나이든 사람들도 쓰듯이 젊은 감각의 호텔 트렌드도 나이든 계층으로 확산되어 가리라는 것이 디자이너 호텔업체들의 희망이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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