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샐러리맨 초한지’ 간담회
"앞으로 극중 캐릭터들의 색깔이 점점 더 진해지고 거기서 비롯되는 관계도 흥미롭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극 전체의 진정성이 더 깊어질 거라는 점입니다."
SBS TV 월화극 ‘샐러리맨 초한지’를 이끄는 이범수가 18일 이렇게 말하며 드라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경기 고양 탄현 SBS제작센터에서 열린 ‘샐러리맨 초한지’ 간담회에서 이범수는 "작가가 워낙 준비하고 벼르고 있는 게 많고 진정성 있고 무게감 있는 주제가 많아 배우로서도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 드라마가 일단은 흥미로운 사건들에서 비롯됐는데 이야기가 점점 흘러가면서 샐러리맨, 근로자들의 애환을 많이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근로자와 사주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모두의 노력도 비중 있게 그릴 거고요. 그런 것들이 웃음과 통쾌함, 스릴과 긴장감 속에서 펼쳐질 겁니다."
지난 2일 첫선을 보인 ‘샐러리맨 초한지’는 제약회사 천하그룹을 무대로 하는 코믹터치의 기업 드라마다.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의 대결 속 유방이 한나라를 건국해 가는 과정을 그린 중국 역사소설 ‘초한지(楚漢志)’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그간은 종영을 앞두고 탄력을 받은 KBS ‘브레인’에 밀려 시청률이 10%대 초반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17일 ‘브레인’이 종영하면서 ‘샐러리맨 초한지’는 새롭게 출발선상에 섰다는 각오다.
이범수는 삼류대학 출신에 돈도 배경도 없지만, 잡초 같은 근성과 대책 없는 정의감으로 뭉친 천하그룹 직원 유방 역을 맡아 ‘물 만난 고기’마냥 편안한 연기를 보여준다.
유방은 거대한 음모의 한가운데로 내몰리는 동시에 천하그룹의 천방지축 손녀 여치(정려원 분)와 얼결에 계속 엮이면서 기막힌 상황에 잇달아 처하지만 특유의 생명력과 씩씩함, 저돌성으로 이를 헤쳐나간다.
이범수는 "무엇보다 팀워크가 너무 좋고 편하니까 좋은 연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샐러리맨 초한지’는 2010년 히트한 드라마 ‘자이언트’ 팀이 다시 뭉친 작품이다. ‘자이언트’에서는 진지하고 무거운 연기를 선보인 이범수는 이번에는 자기 전공이라 할 수 있는 코믹 연기를 맛깔스럽게 표현해낸다.
최근에는 영화 ‘올드보이’의 최민식을 패러디한 노숙자 차림으로 출연해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올드보이’를 패러디한 대본을 보면서 ‘이거 무척 재미있겠다’고 기대를 했어요. 유방과 여치가 쫓기는 신세가 돼 변장을 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가발과 다양한 옷이 허용되면서 그런 패러디 장면도 가능해졌어요. 그런데 패러디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곤경을 거치면서 여치가 없는 사람들의 애환과 아픔을 짧게나마 접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느끼게 이끄는 역할이 유방이고요. 결과적으로 그 장면은 코미디의 형태를 띠지만 속으로는 서민들의 아픔 전달이라는 의미가 있어 소중한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그는 앞으로 여치가 유방을 통해 변화하는 내용이 더욱 적극적으로 그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천방지축인 여치를 순수하고 정의감 넘치는 유방이라는 인물이 서서히 변화시켜나가는 과정이 그려질 겁니다. 여치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또 그것을 유방이 어떻게 잡을지 모르지만 무척 재미있을 것 같아요."
유방은 불로장생의 신약을 우연히 먹은 후 계속 웃음이 터지는 부작용에 시달린다. 우는 연기도 힘들지만 계속 웃는 연기도 에너지가 많이 소모될 터.
"힘들어요. 계속 하이톤으로 웃느라 숨을 쉴 틈이 없어서 죽을 뻔하기도 했어요. 나도 살려면 숨을 쉬어야 하는데 그럴 틈이 없어 하늘이 노랗게 되는 때도 있어요.(웃음)"
스크린에서만 활동하던 이범수는 2007년 ‘외과의사 봉달희’로 드라마에 진출한 후 ‘온에어’와 ‘자이언트’를 거쳤다.
"’외과의사 봉달희’로 처음 드라마를 할 때 과연 TV 드라마가 영화만큼의 완성도를 보일 수 있을까 의구심이 있었는데 어느새 네 번째 드라마를 하게 됐다"라는 그는 "’샐러리맨 초한지’의 1, 2회를 보면서 ‘야, 정말 영화 뺨치게 대단하게 만들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예민한 문제여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드라마 촬영장이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힘든 상황에서 돌아갑니다. 반면 영화는 상대적으로 훨씬 편하게 찍죠. 그런 점에서 드라마인들의 정성과 열정에 영화인들이 자극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반대로 드라마는 영화 같은 완성도를 지향해야 할 거고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그는 "’샐러리맨 초한지’는 이제 시작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더 재미있다는 소리를 듣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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