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우리들의 일밤’ 새 코너 ‘룰루랄라’ 출연
"일단 순위 매기는 프로가 아니라 되게 편해요. 탈락도, 재도전하는 것도 없어서 정말 좋아요. 하하."
가수 김건모(43)가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
올초 MBC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그가 다시 그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에게 인사한다. 어쩌면 이쪽으로 고개도 돌리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그는 허허실실,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훌훌 털고 다시 ‘우리들의 일밤’으로 돌아왔다. 이래서 ‘베테랑’이다.
인기 가수인 그로서는 출연하지 않아도 그만이지만 그는 ‘우리들의 일밤’이 ‘바람에 실려’ 후속으로
내달 11일 오후 5시 첫선을 보이는 새 코너 ‘룰루랄라’를 통해 다시 예능에 몸을 담았다.
29일 경기 고양 일산MBC 인근에서 열린 ‘룰루랄라’의 간담회에서 김건모는 "이전 프로(’나는 가수다’)가 예능인 줄 알고 나갔는데 예능이 아니었잖아요?"라며 웃은 뒤 "그래서 이번에도 제안이 왔을 때 분명히 예능이 아닐 거로 생각하고 거절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니 재미있겠다 싶어 하기로 했다"고 ‘쿨’하게 말했다.
’룰루랄라’는 음악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음악으로 신명나는 삶을 만들어주겠다는 취지의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김건모를 비롯해 조PD와 그룹 카라의 규리, 방송인 김용만, 지상렬, 김신영, 정형돈 등이 출연한다. 매회 콘셉트에 따라 김건모와 조PD가 음악감독을 맡아 알맞은 음악과 무대를 꾸미고, 다른 멤버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김건모는 "일단 멤버가 좋다. 나를 비롯해 약간씩 모자란 사람들이 모여 있어 누구 하나 잘난 척 하는 사람이 없고 묘한 조화를 이룬다"며 "출연진 한 사람 한 사람을 뜯어보면 다들 좀 어딘가 비어 있어 ‘이게 뭐지?’ 싶은데 또 자세히 보면 다들 재미있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런데 사실은 ‘나는 가수다’도 창환이 형(소속사 대표이자 음반 프로듀서인 김창환)이 하라고 해서 했는데 이번에도 형이 시켜서 하는 거다. 창환이 형한테 모든 것을 미룰 수 있어 편하다"며 낄낄댔다.
올해 데뷔 20년을 맞은 최고 인기 가수 김건모는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탈락과 재도전 등의 과정을 거치며 속칭 ‘욕봤다’. 그러나 연예계에서 산전수전 겪은 이 노련한 베테랑은 이제 스스로 ‘나는 가수다’의 경험을 희화화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롭다.
"우리 프로그램이 정해진 포맷은 없지만 찾아가는 콘서트를 개최해주는 형식이 됩니다. 첫회에서는 임신부 200명을 초청해 태교 콘서트를 열어주죠. 선곡한 노래 중 ‘다 줄거야’를 틀어주는데 모두가 뱃속의 태아를 생각하며 감정에 북받쳐 우는 것을 보고 새로운 감동을 느꼈습니다. 음악이라는 게 노래 부르기 10초 전 긴장한 상태로 무대에 서 있고 무게 잡으며 하는 게 아니라는 것, 순위를 매기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아요.(웃음) 음악은 자유롭고 편하게 해야 하거든요. 떨어지고, 재도전하는 게 없으니 얼마나 좋아요. 하하."
시종 ‘나는 가수다’를 걸고넘어지는 유머를 구사하는 그에게 ‘나는 가수다’에 나간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이 갔다.
그러자 그는 "전혀 아니다. 그 프로 때문에 이번 13집을 낼 수 있었고 그것 때문에 지금 이분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정색을 하고 진지하게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내 "그래도 악기는 우리가 ‘나는 가수다’보다 좋다"며 또다시 농담을 했다.
김건모는 어찌 보면 이기적인 음악가다. 후진 양성을 해도 될 경력과 연륜이지만 그는 늘 자신만의 음악을 해왔다. 그런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이긴 하지만 남을 위한 콘서트, 음악을 마련하게 됐다. 큰 변화다.
"맞습니다. 그동안은 저 혼자만 잘하면 됐고, 나만을 위한 콘서트를 해왔죠. 그간 ‘20년차 정도 되면 신인을 발굴해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지만 그때마다 신인을 발굴할 사람은 따로 있고, 나 자신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어요. 처음 시작하는 후배들을 책임지기에는 제가 너무 작거든요. 그랬던 제가 이렇게 남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려니 너무 어려워요. 재능기부라고 하죠? 그 말을 얼마 전에야 알게 됐는데(웃음),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 콘서트, 제 단독 무대를 꾸미는 것보다 더 신경 쓰고 있어요. 동시에 너무 좋아요.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뻔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에 새롭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고양=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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