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가 이르면 오는 1월1일부터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남가주를 비롯한 미주 한인사회 경제에도 상당한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인사회가 한미 FTA 효과를 최대한 누리려면 업종별로 이에 따른 분석과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 국회가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과 14개 관련 부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한미 FTA 시행이 코앞에 다가왔다. 이르면 내년 1월1일부터 한미 FTA가 시행되면 미주 한인사회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새로운 시대’에 대한 한인들의 기대감도 부풀어 오르고 있다.
■무역 일반 및 자동차
한미 FTA가 시행되면 무역업에 종사하는 한인들에게는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수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관세 인하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입도 늘어난다. 그동안 중국에 밀렸던 한국 업체들이 디자인과 품질을 앞세울 경우 한국으로 수입선을 바꾸는 업체들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량 증가로 인한 롱비치항과 LA 공항 주변의 창고업과 물류업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FTA가 시행되면 수입 화물이 공항이나 항만에 도착한 뒤 48시간 이내에 통관하도록 의무화된다. 특송 운송수단을 이용해 배달하면 통관은 4시간 이내로 단축된다.
남가주 한인들은 한미 FTA 시행의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미상공회의소의 분석에 따르면 FTA 시행으로 한국-캘리포니아 교역량은 2020년까지 2배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한해 80억달러가 넘는 농산물을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와인(15%) 등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면서 농산물의 한국 수출이 당장 20억달러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FTA 시행이 한국산 자동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한국산에 부과되던 2.5%의 관세 철폐시기가 4년 뒤로 늦춰진 데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생산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향상되고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항공·관광·호텔
FTA가 시행되면 LA에 체류하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항공, 관광, 호텔, 식당 등의 경기도 좋아질 전망이다. 우선 숙박업계는 FTA가 시행되면 한인타운에 관광객과 비즈니스맨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숙박시설 부족현상이 대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는 FTA 시행이 극심한 불황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은 최근 들어 항공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좌석 채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FTA 시행으로 한미 양국의 인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항공 수요 증가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규영 아시아나항공 미주지역 본부장은 “FTA 시행이 급격한 여행객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섬유 및 의류
섬유산업은 평균 13%에 달하는 관세가 철폐돼 질 좋은 한국산 원단과 의류가 대거 미국으로 들어올 전망이다. 한국 섬유의 가격 하락은 자바 의류업계에 호재다. 의류업계는 유행에 민감한 의류가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저렴하고 세련된 섬유가 절대 유리하다. 의류 관계자들은 “앞으로 중국보다 한국에서 의류를 만들어 수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되는 등 FTA 시행은 한인 의류 도매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스웨터, 양복 등 한국 의류에 부과되던 관세(20~30%)가 폐지되면 한인들의 체형에 맞고 품질 좋은 최신 유행 상품들도 신속하게 한인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자바시장 측은 관세 이득을 누리기 위해 한국에서의 생산량을 늘릴 경우 봉제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식품류
한국산 식품 수입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김치의 경우 11.2%인 관세가 철폐되고 라면, 삼계탕, 된장, 고추장에 부과되는 6.4%의 관세가 없어지게 돼 장바구니 물가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실질적인 관세 인하 효과가 발생하면 소수 등 주류에서부터 장류, 김치류 등 온갖 농산물과 식품가격이 떨어져 한인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입게 된다. 관세뿐 아니라 검역에 있어 비관세 장벽이 낮아지게 되면 한국산 농산물의 미국 수입량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직 서비스 및 투자
법률, 세무 등 전문직 서비스 분야는 FTA 시행 이후 2~3단계로 개방되거나 일부 서비스직은 추가 협상을 통해 개방 일정을 정하도록 돼 있어 FTA가 시행되더라도 당장 파급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한인들에게는 한국 시장 진출이 좀 더 용이해지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밖에 FTA가 발효되면 한미 양국에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투자하고 송금할 수 있게 된다.
한인들의 한국 투자와 한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가 확대돼 한인 경제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업체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수익 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다.
<정대용 기자>
<정대용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