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요 스페셜 - 인물 포커스
▶ PMC 뱅콥 윌리엄 박 회장
PMC 뱅콥 윌리엄 박 회장은 “한인은행들이 우물안 개구리식 경영을 벗어나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혁 기자>
그는 빠른 사람이다. 생각도 빠르고 결정도 빠르고 셈도 빠르다. 특히 숫자에 관한 한 ‘신산’(神算)이 무색할 지경이다. 그래서 한번 본 숫자는 절대 잊어버리는 일이 없다. 대구상고 시절 주산과 암산을 합쳐서 7단이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숫자로 밥을 먹고 산다. 대구상고 졸업, 대구대학 3학년 때 미국 이민, 칼스테이트 노스리지 회계학, 미국 공인회계사(CPA), 모기지 회사 PMC 뱅콥 회장… 거액의 한인은행 투자로 한때 한인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윌리엄 박(54)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파산위기에 몰렸던 새한은행(680만달러)과 태평양은행(310만달러)에 무려 1,000만달러를 투자해 ‘도대체 윌리엄 박이 누구냐’에서부터 ‘한인 기업 사냥꾼이 아니냐’에까지 찬사와 의혹을 눈길을 한꺼번에 받았던 윌리엄 박 회장. 그는 “기업인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그러나 한인은행도 ‘우물안 개구리’의 눈에서 벗어나 무궁무진하게 넓은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탁월한 투자안목·빠른 결단으로 주목 받아
새한·태평양은행에 1천만달러 거액투자 새로운 도전
■CPA, 라티노 시장 공략
그는 타고난 비즈니스맨이다. 앞을 내다볼 줄 알고 결정도 빠르다. 한번 결정하면 그대로 밀고 나간다. 처음 CPA 사무실을 오픈할 때 라티노 커뮤니티 공략을 위해 6가와 알바라도 등에 사무실을 오픈할 때도 그랬다.
“라티노를 대상으로 공인회계사를 한다고 하니 모두가 말렸습니다. 그러나 LA에서는 라티노를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바로 6가와 알바라도, 옥스나드 라티노 지역에 사무실을 오픈했습니다”
그러나 CPA 사무실 오픈 2년 만에 그는 CPA 일을 접고 곧바로 부동산 투자에 손을 댔다. 생애 첫 사업인 셈이다. 연방 주택개발부(HUD)의 차압매물을 싸게 낙찰 받아 리모델링 후 비싸게 되파는 그야말로 집장사였다. 어떤 때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물건이 성사되어 나갔다.
특히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다우니 지역과 사우스센트럴 지역에 방치돼 있던 수백채의 주택을 고쳐서 주로 히스패닉들에게 팔았다. 박 회장은 “이 지역이 흑인 밀집지역이었으나 지금은 히스패닉 지역으로 바뀌는데 자신이 상당부분 일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장사 비즈니스가 성공을 거두면서 다우니 지역에 주류사회를 겨냥한 부동산 회사를 설립, 본격적인 부동산 투자회사로 발돋움했다. 부동산이 성공을 거두면서 항상 그의 생각을 떠나지 않은 것이 바로 모기지 사업이었다.
■PMC 뱅콥, 마닐라에 융자센터
박 회장은 결국 1998년 시티 오브 인더스터리에 모기지 회사 ‘PMC 뱅콥’을 설립했다.
부동산 붐을 타고 비즈니스가 성공가도를 달렸다. 포트폴리오가 늘어났고 직원도 증가했다. 그러나 모기지 업체가 경쟁이 심해지면서 마진이 떨어지고 부동산 거품도 보이기 시작했다.
2006년 10월,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또 한번의 결단이 필요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필리핀 마닐라에 ‘융자 프로세싱 센터’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일부 기업들이 인도나 필리핀에 싼 인건비를 활용하기 위해 사무소를 오픈했지만 융자센터를 오픈한다는 것은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어쩌면 모험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지금 PMC 뱅콥이 성공을 거둔 것 중 가장 잘 했던 일이 바로 마닐라에 융자 프로세싱 센터를 오픈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했던 모기지 시장에서 빠른 융자결정, 즉 시간과 싼 수수료는 생명이었다. 모험은 적중했다. 경쟁회사가 2~4주 걸리는 모기지 심사와 대출 결정이 하루 만에 결정났다.
마닐라가 LA보다 15시간이 빠르다는 이점을 이용, 당일 오후까지 LA 본사에 접수된 모기지 서류는 바로 마닐라의 프로세싱 센터로 전송되고 미국에서 신청자가 밤에 자는 동안 마닐라에서는 서류심사가 완료돼 다음날 아침이면 고객에게 대출 결정 여부가 통보될 수 있게 됐다. 수수료도 싸게 책정했다.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보이기 시작했는데도 융자 포트폴리오 규모가 3억달러를 넘어섰다. 업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LA 비즈니스 저널은 최근 PMC 뱅콥이 모기지 전문 업체로는 남가주 10대 회사의 하나라고 보도했다. 패니매 등 연방 정부로부터만 최대 30억달러까지의 모기지 서비스 권리(servicing right)를 확보해 주목을 받고있다.
현재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 본사에 150명, 마닐라 융자센터에 17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특히 PMC 뱅콥은 최근 대형 주류 모기지 경쟁업체인, 치노힐스에 본사를 둔 ‘PMAC’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전국 주류 모기지 업체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350여명의 직원일 일하고 있는 PMAC는 특히 패니매, 프레디맥, 지니매와 FHA론 등 연방 정부가 보증하는 모기지 분야의 강자로 모기지 업계에 이름이 나있다.
지난 5월 시카고 사무실을 오픈한 것을 계기로 내년까지 샌프란시스코, 텍사스, 버지니아, 뉴욕, 뉴저지 사무실을 오픈할 계획이다.
■한인은행과 인연
“비즈니스를 하면서 수많은 결정을 내렸지만 이번 새한은행 투자 만큼 고민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한인 경제의 젓줄인 한인은행을 살려야 한다며 투자를 제의받았을 때 정말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
박 회장은 2010년 봄 자신의 한인은행 투자에 대해 정말 갑작스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은행이 문을 닫을 지경에 처해 있고 그렇게 되면 한인경제가 무너진다고 말했습니다. 어차피 있는 돈인데 좋은 일에 투자해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기업인들은 누구나 수익도 생각하지만 희생도 같이 생각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감독국 승인이 필요 없는 9.97%, 680만달러를 투자했다. 최대 주주다. 투자는 했지만 앞날이 불투명했고 말도 많았다. 여기 저기서 뒷말이 나오면서 한때 투자를 후회를 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의 투자가 당시 새한은행 투자를 고심하고 있던 다른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계기가 됐고 결국 새한은행은 살아나게 됐다. 그 후 1년이지만 2011년 1월, 이번에는 태평양은행에서 투자 요청이 들어왔다.
역시 급한 상황인 것 같아 8.24%인 31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새한은행 투자 이후 한인은행에 대한 체질을 조금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와야 살 수 있는 것처럼 한인은행이 한인사회라는 알을 깨버리지 않는 한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처음부터 경영진 교체를 요구했다. 그는 “성장모델을 한인사회 밖에서 찾아야 합니다. 전체 대출의 70~80%를 부동산 대출(CRE)에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부 경영진의 교체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 설립 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경영진, 은행이 파산위기까지 갔는데도 경영진에 책임을 묻지 않는 이사진 등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경영진 및 이사진 교체 요구에 대한 기존 이사진의 반발에 대해 “서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는 10월 주주총회에 예견됐던 프락시 대결을 접고, 프락시를 위임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경영진과 이사진을 계속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오늘날 PMC 뱅콥 성공의 주인공으로 지난 1994년부터 부동산 에이전트와 융자브로커로서 박 회장의 비즈니스 결정 때마다 그림자 조언을 해준 부인 박수미(47)씨의 헌신을 꼽고 있다. 박 회장 부부는 장남 조나단 박(20·코넬대 2년)군과 딸 로렌 박양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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