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가 ‘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해운대 파라솔 인파, 서울 지하철의 여성전용칸, 붉은 네온사인 십자가 도시 야경, 관광 인파에 밀린 울릉도의 오징어잡이 실태 보도 등으로 한국 사회의 생생한 사회상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LA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나타난 한국의 천태만상은 안타깝게도 소위 ‘외국인 관광객 1천만명 시대’에는 결코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다. 2010~2012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정해 정부 차원에서 한국 알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요즘, LA타임스가 진단한 한국사회의 현주소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여성 성추행 방지를 위해 지하철 여성전용칸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출퇴근 시간 지하철 전경. (LA타임스)
파라솔 가득 찬 해운대
“해변 아닌 또 하나 혹성”
네온사인 십자가 경쟁
주민들 ‘빛 공해’시달려
오징어 명소 울릉도
“관광지로 전락” 한숨
한국의 도시 야경이 되어버린 교회의 붉은 네온사인 십자가는 인근 주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고 있다. (LA타임스)
■해운대 파라솔 인파
8월14일 : LA타임스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름철 휴양지로 해운대를 소개하면서 바다 속이 아닌 파라솔 속으로 몰려드는 피서인파에 주목했다. 심지어 백사장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파라솔 행렬로 중국음식까지 배달되는 해운대는 미국에서 흔히 보는 해변이 아니라 또 하나의 혹성이라고 표현했다.
이 신문은 해운대가 세계 최대의 파라솔 숫자 7,937개를 자랑하며 월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해변으로 파라솔마다 비키니 자국을 자랑하는 여성이 아닌 선글라스에 롱셔츠, 후드 티까지 껴입고 발목은 타월로 칭칭 감은 여성들이 가득하다고 전했다. 심지어 플립플랍(슬리퍼)이 아니라 하이힐을 신고 해변을 거니는 젊은 여성들이 넘어져 다치지 않도록 인공잔디를 깔아놓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지하철 여성전용칸
8월17일 : 한국에서 19년 만에 부활하는 ‘지하철 여성전용칸 도입’을 보도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성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해결책으로 여성전용칸 도입을 추진하여 9월 시범 운행하는 ‘여성전용칸’에 대한 각계 반응을 게재했다.
이 신문은 서울시는 매일 640만명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방대한 지하철 노선을 갖추고 있지만 서울시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이면 승객이 꽉 들어차면서 몸이 부딪혀 폐소공포증을 느낄 정도로 ‘지옥’을 경험한다며 소개했다.
또 2009~10년 통계를 참고로 여성들이 당한 지하철 성추행의 80%가 출퇴근 시간에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은 1992년 여성전용칸 제도를 도입했지만 실패한 전례가 있고, 최근 남녀 지하철 승객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찬성 55%, 반대 45%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붉은 네온사인 십자가 야경
8월20일 : LA타임스는 교회의 붉은 네온사인 십자가가 한국의 도시 야경이라고 소개했다. 심지어 서울의 야경은 십자가로 가득한 공동묘지를 떠올리게 한다며, 한국은 더 이상 교회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고 어둠이 짙게 깔린 후 곳곳에서 빛을 발하는 붉은 네온사인 십자가를 찾아가면 된다고 전했다.
한국 교회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더 높게 더 밝게 십자가를 설치해 밤새도록 불을 밝히는 바람에 인근 주민들은 ‘빛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회라는 종교적 신성성을 들어 법적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교회들이 자발적으로 십자가 네온사인 끄기 운동을 펼치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관광지로 변해가는 오징어의 본고장 울릉도
8월23일 : LA타임스가 다룬 울릉도민들의 오징어잡이 애환은 오징어 산업이 아니라 여행업으로 전업하는 울릉도 주민들의 삶을 보여준다. 시장에서 오징어를 파는 72세의 김예선 할머니는 울릉도가 오징어가 아닌 관광지로 바뀔 것이라며 걱정을 토로했다. 크고 맛도 좋아 일본에서도 탐내는 수입품이 울릉도 오징어였지만 요즘 김 할머니는 “오징어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울릉도에서 오징어 산업이 살아남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또 신문은 수온 변화와 오징어 남획 등으로 인해 오징어 산업이 기울고 있는 요즘 울릉도 해안의 절벽과 아름다운 경치로 인해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많은 주민들이 여행업으로 전업해 울릉도 주민의 20%가량이 오징어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리고 관광객들은 오징어 산업에 관심이 없으며, 본토에서 출발한 배가 울릉도에 도착하면, 우르르 내려 호텔로 몰려 갈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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