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1시51분(동부시간)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한 동부지역을 강타한 규모 5.8의 지진은 점심시간 이후의 나른한 오후를 보내던 한인을 비롯한 이 지역 주민들을 한순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또 버지니아주 한인 밀집 거주지에서는 오래된 건물에서 벽돌들이 무너져 내리면서 한인 여성 서모씨 소유 승용차가 건물 더미에 깔려 파손되는 등 한인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워싱턴DC 근교 비에나에서 지진으로 벽돌들이 무너지면서 주차된 차량들을 덮쳐 피해가 발생했다. 파손된 차량 소유주인 한인 여성이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한인 차량 건물 더미 깔려 파손
휴가 즐기던 오바마‘컨퍼런스콜’
■ 지진 이모저모
◎…이날 지진으로 워싱턴DC 시내 중심가 건물이 20여초 이상 심하게 흔들렸고, 겁에 질린 사람들은 곧바로 건물 밖으로 긴급 대피했다. 주요 도로마다 파랗게 질린 수백명의 사람들이 곳곳에 모여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연방 지질조사국은 이날 버지니아주 지진의 강도를 당초 5.8이라고 발표한 뒤 곧이어 5.9로 정정했다가 다시 5.8로 최종 재수정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 지진은 ‘빅원’ 수준은 아니었지만 진앙이 지표에서 3.7마일밖에 되지 않아 워싱턴DC를 비롯한 광범위한 지역을 크게 뒤흔들면서 강진에 익숙치 않은 동부지역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안겨줬다.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이날 지진 이후 진도 2.8과 2.2의 여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지진으로 워싱턴DC 시내에서는 건물 내에서 책상이 흔들리고 컴퓨터와 유선 전화기가 꺼질 정도의 강한 진동이 느껴졌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워싱턴DC 등에서는 가족들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수많은 주민들이 한꺼번에 셀폰 사용을 시도하면서 아예 불통되기도 했다.
◎…이날 지진 직후 9.11 테러의 아픈 기억이 생생한 국방부 청사 펜타곤에서는 곧바로 직원들에게 건물 밖 대피령이 내려졌고 백악관과 의회도 건물 소개령이 내려졌다. 일부 시민들은 9.11 테러 10주년을 앞두고 폭탄 테러 공격이 또 일어난 게 아니냐며 한때 ‘패닉’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또 뉴욕 맨해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날 지진은 버지니아주는 물론 오하이오주 및 뉴욕과 보스턴에서도 건물의 흔들림이 감지됐을 정도로 진동이 컸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동부 연안의 매사추세츠주 마서스 비니어드 섬에서도 이날 지진이 감지됐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진 발생 당시 휴가지에서 골프 라운딩을 즐기고 있다가 지진 소식을 보고받고 지진 발생 약 1시간 후 주요 각료들과 컨퍼런스콜을 통해 비상 회의를 갖고 대책을 지시했다.
◎…이날 버지니아주에서 강진이 발생하자 당시 리비아 사태를 보도하고 있던 CNN 등 방송들은 즉각 이를 중단하고 대신 지진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방송들은 특히 “수시간내 여진이 올 수 있다”고 전해 시민들은 더욱 불안에 떨어야 했다.
“처음 겪는 일… 멍한 기분”
■ 워싱턴DC 한인들 표정
진앙지인 버지니아주 미네랄 지역의 한 마켓에서 지진의 충격으로 인해 쏟아져 내린 물품들이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AP)
“어, 어, 이게 뭐지?”
23일 오후 1시51분. 갑자기 건물이 흔들거리자 워싱턴DC 근교 한인타운인 애난데일의 모 변호사 사무실의 직원들은 의아해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도 잠시, 3~4초씩 두 차례 가볍게 떨던 건물은 이내 심하게 덜덜거리기 시작했고 세워놓은 액자들이 흔들거리며 넘어졌다. 순식간에 공포가 엄습하면서 일부 직원들은 책상 아래로 엎드렸고 일부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처음엔 대형 트레일러가 지나가는 줄 알았어요. 그러다 크게 흔들리면서 그냥 서서 중심을 잡기 힘들었어요. 누군가 지진이라고 외쳤지만 어찌 할 줄을 모르겠더라고요. 무섭고 눈물도 나고…” 지진 당시의 순간을 생생히 전하는 여직원 한모씨는 아직도 멍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청명한 초가을의 날씨를 보인 23일 워싱턴 일원에서 강진이 발생하자 한인들은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과 놀라움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하던 박모씨는 “갑자기 바닥이 흔들리는데 내 몸이 그냥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며 “너무 놀라 중간에 그냥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지진으로 한인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일부 가정과 사무실의 집기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메릴랜드의 실버스프링의 리커스토어에서는 벽에 진열해놓은 술병들이 바닥으로 떨어져 깨졌고 애난데일의 기독교문사에서는 서가에 꽂힌 책들 일부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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