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13일 연습라운딩 도중 9번홀 티샷을 하고 있다.
잉글랜드 로열 세인트조지 클럽서 티오프
승부의 열쇠는 바람…첫 이틀 강풍주의보
올해로 140회째를 맞아 세계 골프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리티시오픈 골프챔피언십이 14일(LA시간으론 13일 밤) 잉글랜드 동남부 도버해협 인근 샌드위치에 위치한 로열 세인트조지 골프클럽(파70·7,211야드)에서 막을 올려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매년 브리티시오픈이 항상 그렇듯 올해 대회도 강풍과의 싸움이 대회 최고의 화두다. 바람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거나, 아니면 바람을 피하는 행운을 얻은 선수가 영광의 클라렛 저그(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브리티시오픈에서 ‘바람’을 빼면 뭐가 남을까. 그런 의미에서 우승자는 하늘이 정한다는 말이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대회기도 하다.
올해도 벌써 대회장엔 강풍 ‘주의보’가 내려졌다. 현지 일기예보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대회 첫날인 14일 오전엔 시속 25~30마일의 강풍이 몰아치고 간간히 소나기도 내리다가 오후 들어 바람과 비가 모두 수그러들 것으로 나와 있다.
반대로 이틀째인 15일에는 오전까지도 바람이 잔잔하다가 오후가 되면 시속 25~30마일의 강풍이 돌아올 것으로 예보됐다.
이 일기예보에 따르면 첫날 오전반으로 일찍 출발한 뒤 이틀째엔 오후반으로 티오프하는 선수들은 최악의 불리한 여건에서 경기를 하게 되는 셈이다.
바로 이 같은 티타임을 받은 선수중 하나는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이자 US오픈 챔피언인 로리 맥킬로이(노던 아일랜드)다. 맥킬로이로서는 일기예보가 틀리기를 기도해야 할 입장이다.
사실 브리티시오픈에서 티타임의 중요성은 바로 지난해 대회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벌어진 대회에서 우승한 루이 웨스트하이젠은 2라운드에서 새벽 6시41분에 티오프한 덕에 최악의 날씨를 피해가는 행운을 얻었고 결국 7타차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로열 세인트조지도 바람의 영향에 따라 스코어가 천차만별로 나온다.
지난 1993년 여기서 벌어진 대회에서 우승한 그렉 노만은 나흘 내내 바람이 잠잠한 덕에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4라운드를 모두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으나 같은 코스에서 벌어진 2003년 대회 우승자인 벤 커티스는 출전 선수중 유일하게 언더파를 치며 우승한 바 있다.
강풍 예보가 나오면서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몇 개홀의 티박스를 앞으로 당기는 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R&A의 피터 도슨 사무총장은 특히 7번(파5) 홀과 11번(파3) 홀, 13번(파4) 홀 등을 티박스 이동을 고려하고 있는 홀로 꼽았다. 바람이 반대쪽으로 불자 7번홀의 경우 많은 선수들이 드라이버 티샷으로 페어웨이에 도달하지 못했고 파3 11번홀에선 필 미켈슨이 드라이버를 치고도 타구가 그린까지 가지 못했다.
물론 바람의 방향이 바뀐다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결국 바람 방향에 따라 코스의 전장마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바람 외에 또 하나의 변수는 굴곡변화가 심한 그린과 짧은 러프다. 올 봄에 이 지역에 강우량이 적어 잔디가 많이 자라지 않는 바람에 러프는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나 그린은 딱딱해지고 더 빨라졌다.
맥킬로이는 “바람 속에서 중요한 것은 타구의 탄도를 낮게 가져가는 것인데 그린이 딱딱한데다 울퉁불퉁해 어디로 볼이 갈지 몰라 볼을 굴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샷으로 세컨샷을 꼽은 반면 세계랭킹 1위인 루크 도널드는 까다로운 그린을 고려, 칩핑과 퍼팅을 꼽았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인 최경주는 “바람이 제일 중요하다. 가장 어려운 바람”이라면서도 “그린이 아주 작다. 칩핑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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