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예산난이 계속되면서 UC와 CSU 등 주립대학들이 연이어 큰 폭으로 등록금을 인상하고 있다. 이미 올 가을학기부터 등록금을 8% 인상한 UC는 내년 또 다시 9.6% 추가 인상을 계획 중이며 가을학기 등록금을 10% 인상 확정한 CSU도 이번 초긴축 주정부 예산안 여파로 가을학기 등록금을 12% 추가로 인상할 방침이어서 주립대학 학생들의 등록금 폭탄사태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큰 폭으로 등록금이 인상되고 있는 UC와 CSU 등 캘리포니아 주립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추이를 살펴보고 계속되는 등록금 인상 원인과 향후 전망을 진단해 본다.
등록금 2002년부터 폭등, 10년새 4배 껑충
추가 인상예고… 1년 학비 3만달러 넘을듯
■등록금 얼마나 올랐나
UC 등록금은 올 가을학기부터 8% 인상돼 지난해보다 822달러가 오른 1만1,102달러가 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원금 6억5,000만달러를 추가 삭감하기로 한 주정부의 결정에 따라 UC 당국은 내년 가을학기에 또 다시 9.6%를 인상할 계획으로 UC평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UC 등록금은 지난해보다 1,922달러가 치솟은 1만2,200달러 수준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UC 등록금은 지난 2006년 처음으로 6,000달러 선을 넘어선 지 6년 만에 100%가 폭등하게 되는 셈이다.
UC 등록금이 급등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재정위기가 현실화되기 시작한 지난 2009년부터였다. 심각한 재정적자로 주정부의 지원금 감축이 이어지자 2008년 7,126달러였던 UC 등록금은 2009년 10%가 오른 7,800달러로 인상됐고, 다시 2010년 사상 최대 인상폭인 32%가 한꺼번에 올라 처음으로 1만달러선을 돌파했다.
■2002년부터 급등세
UC 등록금은 1990년 2,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1,624달러에 불과했으나 이후 꾸준히 인상추세가 지속돼 1993년 3,540달러 였으나 이후에는 인상폭이 크게 줄었고 1995년부터는 3년 연속 동결되는 등 안정세를 유지해 왔다. 또, 1998년과 1999년에는 2년 연속 등록금이 하락하기도 했다. 1998년에는 등록금이 180달러가 줄어들어 3,700달러로 떨어졌고 1999년에도 다시 5%가 인하돼 3,535달러로 하락했다. 등록금이 6년 전인 1993년의 3,54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2000년에도 등록금은 단 15달러 인상에 그쳐 2001년까지 3,550달러에 머물렀다.
등록금 인상추세가 재가동되기 시작한 것은 10%가 인상됐던 2002년부터. 1990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등록금이 오른 2003년에는 한꺼번에 30% 급등해 등록금이 5,000달러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2004년과 2005년에는 2년 연속 10%가 넘는 인상폭을 나타내 6,000달러 선을 돌파했고 2008년 처음으로 7,00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등록금 인상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CSU도 10년 새 200%가까이 치솟아
CSU 이사회가 오는 12일 등록금 추가 인상안을 승인하게 되면 CSU 등록금은
올 가을학기부터 5,472달러로 인상된다. 이는 4,480달러 수준인 현재 등록금 수준에서 한꺼번에 1,000달러에 가까운 992달러가 오르는 셈이다.
UC에 비해 절반에 가까운 저렴한 등록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CSU는 지난 1990년까지만 해도 등록금이 3,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2,000달러대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01년부터 3,000달러 선을 돌파하면서 가파른 상승세가 계속돼 왔다.
■UC 재학생의 1년 학비는
등록금 폭등세가 지속돼 UC 대학생들의 학비도 올 가을학기 부터는 3만달러 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UC 대학생의 학비를 UCLA 당국의 공식 추정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캘리포니아 출신 UCLA 학생의 1년(방학기간을 제외한 약 9개월간) 학비는 등록금과 기숙사비, 교재비, 등을 포함해 약 3만4,000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타주 출신이나 유학생 등 캘리포니아 비거주자 학생의 1년 학비는 처음으로 5만달러 선을 돌파하게 된다.
■등록금 왜 오르나
UC와 CSU의 등록금이 4년 연속 큰 폭의 인상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주정부의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는 이들 주립대학들에 대해 주정부가 재정적자 감축을 이유로 지원금을 크게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이번 예산안에서 삭감을 확정한 지원금 13억달러는 주정부가 지난해 UC와 CSU에 배정한 지원금 약 57억달러의 약 23% 에 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UC와 CSU는 올해 각각 6억5,000만달러의 지출예산이 삭감돼 등록금 인상을 통해 예산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려 있다.
UC의 경우, 학생 1인당 등록금을 1% 인상할 경우 연간 2,180만달러의 추가 수입이 확보된다는 계산이어서 10% 인상할 경우, 추가로 확보되는 예산은 약 2억2,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등록금을 10% 인상한다고 해도 삭감된 지원금 6억5,000만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해 큰 폭으로 등록금을 인상하고서도 지출을 극도로 줄이는 초긴축 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얼마나 더 오를까: 32%까지 추가 인상 가능
UC가 내년 등록금을 9.6% 인상할 계획이고 CSU는 올 가을학기부터 전년 대비 22%까지 인상할 방침이지만 등록금 폭등사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 정부가 이번 예산안에서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추가세수 40억달러를 확보하는데 실패할 경우, 자동적으로 각 부문별 예산을 자동 삭감하는 ‘자동 예산삭감’(trigger cut) 조항을 포함시켜 놓고 있어 최악의 경우 UC와 CSU의 지원금은 1억달러씩 추가 삭감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내년 UC 등록금은 현재보다 32%인상된 1만4,700달러선까지 폭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UC 측은 주정부 지원금이 7억5,000만달러 삭감될 경우 UC는 최악의 예산부족 사태를 겪게 돼 등록금을 30% 이상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캠퍼스별 차등 등록금제 도입 가능성도
캠퍼스별 선호도에 관계없이 단일 등록금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UC가 예산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캠퍼스별로 등록금을 차등화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캠퍼스의 선호도에 따라 UCLA와 UC버클리 등 일부 인기 캠퍼스의 등록금을 비
인기 캠퍼스보다 1.5배 이상 높게 책정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인기 캠퍼스의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자는 방안과 다르지 않다.
이렇게 되면 비인기 캠퍼스로 꼽히는 UC리버사이드의 등록금은 1만1,000달러로 책정하는 대신 UCLA나 UC버클리의 등록금은 1만6,000~1만7,000달러 수준으로 차등 책정하게 된다.
또, UC 평의회가 UC 전체 캠퍼스의 등록금의 중간선을 설정하고 캠퍼스별로 중간 기준선의 25%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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