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에서 합법화된 동성 결혼이 미국 전체로 확산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주에 앞서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버몬트, 뉴햄프셔, 아이오와 등 5개 주와 워싱턴 D.C.는 이미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하지만, 뉴욕은 미국의 경제ㆍ문화 중심지여서 앞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주보다 다른 주에 미칠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29개 주가 주 헌법으로 동성 결혼을 금지하고 있으며 12개 주는 법률로 동성 결혼을 막고 있다.
동성연애자 옹호단체들은 뉴욕주의 합법화를 동력으로 다른 주에서도 동성 결혼 합법화 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은 동성 결혼 허용 법안이 보류된 메릴랜드주와 주 의회에서 법안이 사장된 로드 아일랜드, 메인, 오리건주 등에서 동성 결혼 합법화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동성 결혼에 대해 진보적인 민주당이 주 의회를 장악한 델라웨어, 뉴저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동성연애자 옹호단체인 인권캠페인(HRC) 대변인 프레드 세인즈는 "미국 대중의 생각이 관건"이라며 "뉴욕주의 결과는 대중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지난 5월 조사한 결과로는 미국인 53%가 동성 결혼을 인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갤럽 조사에서 동성 결혼에 대한 찬성 비율이 50%를 넘은 것은 처음이었다.
동성 결혼 옹호단체들은 뉴욕주에서 사용했던 전략을 다른 주에서도 사용한다는 생각이다.
뉴욕주에서는 민주당 주지사가 공화당의 주요 기부자들을 동원해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했고 동성 결혼 옹호단체들은 의원들에게 지역구 주민 수천 명의 서명이 담긴 엽서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의원들을 압박했다. 결국, 공화당은 동성 결혼 합법화 여부에 대한 투표를 의원 개인의 판단에 맡겼고 법안은 통과됐다.
그러나 동성 결혼 합법화가 확산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마다 정치적 여건이 달라서 뉴욕주의 전략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고 동성 결혼 합법화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기에는 장애물도 많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각) 전했다.
동성 결혼 반대단체들도 뉴욕은 특수한 경우라며 합법화가 확산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전통 결혼 지지 단체로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결혼 단체(National Organization for Marriage)의 브라이언 브라운 대표는 "결혼 문제에 관한 투표에서 모두 승리했다"며 어떤 주에서도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 주민투표나 주민 법안 발의 투표에서 패배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방 차원에서도 동성 결혼 옹호자들이 미국 정부가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지 못하도록 한 결혼보호법(The Defense of Marriage Act)을 뒤집으려고 법원을 압박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