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은신처 파악불구 7개월간 관찰
첩보기관서 탈바꿈… 실추된 명예 회복
정규전보다 특수부대 활용 전략변화 예고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작전은 미국의 대테러전 수행 과정에서 중앙정보국(CIA)이 갈수록 준군사 조직화되는 대표적 사례로 주목된다.
이번 작전의 파키스탄 현지 실행은 미 해군특전지원단인 ‘네이비 실’(Navy SEAL)이 맡았지만 작전 실행일까지 사전에 기획하고 주도한 것은 CIA로 알려졌다.
언론들은 이번 작전이 리언 파네타 CIA 국장의 책임 아래 진행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파키스탄과 맺은 협정에 따르면 미군은 파키스탄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없고 CIA만 활동이 가능하며, 네이비 실은 베트남전 당시부터 CIA와 공동작전을 펼쳐왔다.
CIA는 9.11 사태 이후 지난 10년 동안 신출귀몰한 빈 라덴과 숨바꼭질을 벌였지만 번번이 허탕을 치다가, 지난해 8월 빈 라덴 소재지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확보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식 보고를 올렸다.
하지만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CIA는 7개월을 더 관찰한 결과, 올해 3월 빈 라덴의 은신처라는 확신을 굳히게 돼 결국 ‘대테러전 최대의 숙적 사살’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CIA는 일찍이 1996년 알-카에다가 필리핀을 방문한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빈 라덴 전담팀’까지 만들었지만 감시에 실패, 도리어 미국 본토에 대한 9.11 테러라는 전대미문의 역습을 당했다.
CIA는 또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지대를 중심으로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공습을 주도해 상당한 전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잦은 민간인 오폭에 따른 비판을 받아야 했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초 튀니지에서 촉발돼 이웃 이집트 등지로 퍼져 나간 아랍권 민주화 혁명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동네북’ 신세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빈 라덴 사살로 CIA는 어느 정도 실추된 명예를 회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군사작전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정규전보다는 특수부대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CIA의 성격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첩보기관이면서 동시에 비정규 군사작전을 은밀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준군사 조직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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