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운동을 벌이던 로버트 F 케네디 전 미국 상원의원을 살해한 혐의로 42년째 복역 중인 시르한 시르한(66)이 미모의 여성에게 최면이 걸린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시르한의 변호사 윌리엄 F. 페퍼는 28일(현지 시각) 제출한 새 증거 자료를 통해 "물방울 무늬 드레스를 입은 정체불명의 여성이 로스앤젤레스 앰배서더 호텔 주방으로 시르한을 유도해 케네디를 저격하도록 조종했다"고 밝혔다.
페퍼는 또 실제로 케네디를 쏜 범인은 따로 있고 시르한은 주의를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됐을 뿐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페퍼는 이런 사실을 시르한과 면담을 통해 알아냈다고 밝혔다.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와 최면 전문가인 대니얼 브라운 하버드대 교수는 시르한과 60시간 동안 면담했다. 면담은 최면 상태에서도 이뤄졌다.
최면 상태에서 시르한은 "어떤 매혹적인 여자가 신호를 보냈고 그러자 마치 내가 사격장 안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격장에서 목표물을 향해 총을 쐈고 목표물은 바로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이었다는 설명이다. 시르한은 그날 밤 우연히 만난 이 여성에게 빠져든 채 (범행 장소였던) 호텔 주방으로 이끌려갔다고 회상했다.
그 여자는 성적 매력이 넘쳤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매혹적이었다고 시르한은 설명했다.
시르한은 "신비로운 그녀가 나를 만지기도 하고 어깨를 잡기도 했는데 그 후 곧바로 내가 총을 쐈고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문을 통해 들어올 때까지 그녀가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총을 쏜 순간은 마치 갑자기 사격장에 가서 목표물을 명중시킨 느낌이었지만 총을 손에 쥐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고 밝혔다.
최면 상태에서 그는 저격 순간 다른 총이 있었다고 말했지만 최면에서 깨어나자 기억을 못 했다.
시르한이 말한 ‘정체불명의 여인’의 존재는 이미 42년 동안 논란거리였다.
케네디 상원의원이 1968년 6월5일 자정께 미국 로스앤젤레스 앰배서더호텔 주방 통로에서 저격당했을 때 ‘케네디를 쐈다!’고 외치면서 달려가는 여성 한 명을 봤다는 목격자가 있었다.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고 현장이 혼란스러워 증언도 목격자마다 달랐다.
변호사 페퍼는 시르한은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1960년대에 사용했던 ‘정신 조종술’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페퍼는 이전에도 미국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암살한 혐의로 복역하다 지난 1998년 사망한 제임스 얼 레이가 무죄라고 주장했다.
시르한은 지난 3월 캘리포니아 주립 교도소에서 열린 가석방 심사를 신청했지만 거부됐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지방검찰은 자료를 아직 보지 못해 따로 할 말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catse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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