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을 계기로 역대 영국 왕실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왕실 결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날 결혼이 `왕자와 평민의 결혼’이라는 점에서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역대 왕실 결혼식을 보면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나온다.

영국 에드워드 8세는 사랑과 왕위 중 사랑을 선택한 `세기의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미국 출신의 이혼녀 월리스 심프슨과 결혼하기 위해 1936년 왕위를 내던졌고, 이듬해 프랑스에서 심프슨과 혼인했다.

이에 따라 그의 동생이자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인 앨버트 왕자가 조지 6세로 즉위했다.

1981년 윌리엄 왕자의 부모인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스펜서의 `세기의 결혼식’은 지금도 세계인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당시 전 세계 7억여 명이 TV로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열린 두 사람의 성대한 결혼식을 지켜봤다.

당시 스무 살이던 다이애나는 12살 연상의 찰스 왕세자와 결혼하며 현대판 신데렐라의 탄생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숨막히는 왕실 생활과 남편의 무관심과 외도로 우울증과 폭식증에 시달리던 다이애나비는 1996년 결국 이혼했으며 이듬해 1997년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숨졌다.

이후 찰스 왕세자는 2005년 커밀라 파커 볼스와 런던 서부 윈저시 시청 대강당에서 재혼했다. 커밀라는 찰스의 첫 사랑으로, 1970년 윈저시에서 열린 폴로 경기에서 처음 만나 35년 만에 결혼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47년 21세때 당시 젊고 잘생긴 해군장교였던 필립 마운트배튼과 웨스터민스터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1934년 필립의 사촌인 그리스의 마리나 공주의 결혼식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그리스 왕실 출신인 필립은 영국에서 청년 시절을 보냈으며 1947년에는 영국으로 귀화해 에든버러 공의 작위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스웨덴 왕위계승 1위의 빅토리아 공주와 그녀의 운동강사 다니엘 베스틀링의 결혼이 `남자 신데렐라’의 탄생으로 눈길을 끌었다.

빅토리아 공주는 섭식 장애를 앓았던 2002년 스톡홀름의 체육관에서 평범한 헬스 강사였던 베스틀링을 만났고 우여곡절 끝에 스톨홀름 대강당에서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덴마크의 마르그레타 여왕의 차남인 요야킴 왕자는 1995년 연상의 아내인 홍콩 여성 원야리(文雅麗) 여사와 결혼했다. 왕자와 평민의 신분, 동서양의 차이, 연상의 나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은,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결혼식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 부부의 결혼생활은 2005년 3월 합의이혼으로 막을 내렸다. 요야킴 왕자는 2008년 프랑스 출신의 마리 카발리에와 재혼해 덴마크 왕실은 또다시 외국인 며느리를 맞이했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장녀 노리노미야 공주는 평민인 도쿄 도청 직원 구로다 요시키와 결혼하면서 `공주의 지위’를 포기해 당시 일본이 들끓었다.

일본의 여성 왕족이 평민과 결혼한 것은 그녀가 처음이었다. 그녀는 결혼 후 남편의 성에 아명인 사야코를 붙여 구로다 사야코로 이름을 바꿨다.

구로다는 공주 오빠의 학교 친구로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다가 2003년 공주의 오빠가 주최한 테니스 시합에서 재회했다.

당시 결혼식은 현대식으로 열려 전통의상 대신 서구식 하얀 드레스를 입었고 피로연 참석자들에게도 프랑스 요리가 제공됐다. 신혼여행은 없으며 신접살림은 15평 남짓한 임대아파트에 우선 차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