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을 앞두고 바다 건너 미국이 남의 집 잔치에 덩달아 들썩이는 이유는 뭘까.
235년 전 영국의 군주제를 벗어 던졌던 조상을 둔 미국인들이 오늘날 영국 왕실의 결혼식에 이토록 열광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27일 역사학자들과 잡지 편집장들, 사회학자들을 만나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을 짚어봤다.
웨딩잡지 ‘브라이즈 매거진(Brides Magazine)’의 샐리 킬브릿지 부편집장은 "미국인들은 성대한 의식이나 퍼레이드 등에 훨씬 쉽게 즐거워하고 현혹된다. 우리에게는 그런 것들이 너무나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 근위대원 한명만 봐도 난리법석을 떠는 미국인들이 "수백마리의 근사한 말과 빛나는 마차들, 말쑥한 제복들이 연출하는 장관에 어떻게 되겠느냐"며 "진짜 다이아몬드 왕관을 쓴 매력적인 젊은 여성까지 더해지면 우리는 정신을 못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애틀랜타 에머리대학에서 미국 역사를 가르치는 영국 출신의 패트릭 앨릿 교수는 "미국인들이 왕실 결혼식에 매혹되는 데에는 분명 뭔가 특이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앨릿 교수는 "비록 미국인들이 군주제를 벗어던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영국을 미국인은 따라잡을 수 없는 상류층 문화의 보고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디애나폴리스 대학의 채드 마틴 역사학 부교수는 미국인들이 영국 왕족들에게 매혹되는 것은 그들이 오스카상이나 그래미상 시상식에 몰입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윌리엄 왕자가 귀족이 아닌 평민을 신부로 맞이하는 것도 이번 왕실 결혼식이 미국인들의 관심을 더욱 끄는 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주부들에 관한 책을 집필한 작가 수전 샤피로 버래시는 "미국에서는 수년간 앙혼(仰婚.자신의 지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결혼)이 이뤄져왔지만 영국 같은 계급문화에서는 그런 유동성을 볼 수 없었다"며 "(윌리엄의)선택이 미국 여성들이 볼 때 아메리칸 드림에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결혼에 관한 책을 쓴 작가 마샤 셀릭슨은 화려함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입맛에 영국 왕실의 결혼식보다 더 화려한 행사가 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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