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일보 할리웃보울 음악대축제 온 가수 설운도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트로트의 황제’ 설운도씨.
항상 의젓하면서도 씽긋 웃는 눈웃음이 팬들의 가슴을 녹이는 ‘트로트의 황제’ 설운도. 그는 현철, 태진아, 송대관과 함께 트로트 4대 천왕의 얼짱 막내로서 지난 30년간 도도히 이어온 한국 트로트 대산맥을 지켜오고 있다. 설운도는 지난 1982년 데뷔한 후 히트곡 ‘잃어버린 30년’에서부터 ‘쌈바의 여인’‘다함께 차차차’ 등에 이르기까지 시대에 따라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한국 트로트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온 대가수다. 작곡 실력도 뛰어나 음악계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통하는 설운도가 가수 데뷔 30주년을 맞아 오는 30일 본보가 주최하는 할리웃보울 음악대축제에서 미주한인 팬들을 만난다. 그는 이날 ‘추억 속으로’‘누이’‘갈매기 사랑’과 화끈한 트로트 메들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부인은 영화배우 출신 이수진씨, 아들인 이유씨는 남성 4인조 그룹 ‘포커즈’(F.CUZ)의 메인 보컬이어서 연예인 가족으로도 잘 알려진 가수 설운도(53)씨와 인터뷰를 했다.
26세때 ‘잃어버린 30년’ 빅히트
일본 도피·슬럼프 등 한때 방황
‘다함께 차차차’ ‘여자 여자 여자’ 등
잇달아 히트치며 ‘트로트 황제’우뚝
올‘추억 속으로’발표 인기몰이
“한국일보 할리웃보울 음악대축제 이후 두 번째 무대입니다. 오랜만에 찾은 축제이니만큼 노래로 보답하겠습니다”
올해로 데뷔 30년을 맞이한 ‘트로트의 황제’ 설운도씨는 자신의 음악인생을 “진국”이라고 표현하는 경상도 사나이다. 올해 내 전성기가 다시 시작됐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는 ‘다함께 차차차’ ‘사랑의 트위스트’ ‘쌈바의 여인’ 등 트로트 최초로 댄스를 한 가수, 자신의 곡을 직접 작곡하고 늘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는 만능 엔터테인먼트다.
최근 3년 간 딜레마에 빠져 곡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중심점을 찾아 헤맸지만 올해 발표한 신곡 ‘추억 속으로’로 화려한 컴백을 알렸다. 특히 지난 1월 MBC 방송 ‘일요일 일요일 밤에-오늘을 즐겨라’에 출연해 까칠한 심사평으로 ‘독설 운도’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는 새로운 설운도의 부각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설운도의 신곡 주인공을 뽑는 ‘트로트를 즐겨라’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이특과 신동의 ‘해주세요’가 젊은 층에게 어필하면서 신곡 ‘추억 속으로’가 다양한 연령층의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
“트로트 4대 천왕의 막내인 내 시대가 시작되었으니 그 동안 태진아, 송대관씨가 열어 놓은 길을 마무리하며 트로트의 명성을 이어가야겠죠”
그는 눈 깜짝할 새 20대에서 50대가 돼 있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옛말 그대로 착각 속에서 살려고 노력한다. 철없이 살려고 노력하는 착각이 스스로를 지탱해 주는 힘이자 건강의 원동력이라고.
■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돼 있더라
4분의4 박자 트로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리는 곡 ‘잃어버린 30년’. 가수 설운도를 오늘날 트로트 황제로 탄생시킨 대박 히트곡이다. 1982년 KBS ‘신인탄생’에서 5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그는 이 한 곡으로 KBS 이산가족 찾기에 참여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돼 있더라는 말은 당시 스물여섯의 그를 두고 한 말이었다.
“무명가수가 ‘잃어버린 30년’으로 가요계 데뷔하자마자 그 해 연말 10대 가수상을 받았습니다. 극과 극을 달린 셈이죠. 그런데 다음해 매니저가 개인사정으로 연예계를 떠나고 표류상태에 머물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져 일본으로 갔습니다. 일종의 도피였죠”
그렇게 3년을 일본에서 보낸 그는 ‘마음이 울적해서’라는 곡으로 재기에 성공한다. 사실 1960년대풍 엘레지를 대표하는 ‘잃어버린 30년’은 설운도라는 가수를 제대로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함께 차차차’ ‘여자 여자 여자’ 등이 히트하면서 애달픈 꺾임이 일품인 그의 마음을 흔드는 가창력은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도 그가 작곡한 ‘쌈바의 여인’은 중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가져다주었고 ‘사랑의 트위스트’라는 곡으로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는 대형 인기가수가 됐다.
“재기에 성공하고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당시 영화배우로 활동하던 아내는 가요계와 담을 쌓고 있었는지 가수 설운도를 모르더라구요. ‘잃어버린 30년’이란 곡은 기억하면서도 나를 모른다니 싶었습니다”
당시 가요계에서는 트로트 가수와 배우의 조합이 이례적이었다. 주위에선 얼마 있지 않아 분명히 헤어질 것이라 장담을 했지만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했다. 고정관념을 깨자는 생각도 작용했지만 설운도씨는 아내와의 결혼을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지금 그는 부인 이수진씨와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으며 둘째 아들과 딸은 팔로스버디스와 LA에 살고 있다.
■ 가수의 꿈을 안고 무작정 상경
1958년 부산 해운대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시절 부친의 사업실패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졌다. 어릴 적부터 생계를 위해 일을 했던 그는 가수의 꿈을 안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고. 사실 그에게 가수는 역시 운명이었다.
“어머니가 곽문희라는 이름으로 부산 MBC 전속가수 생활을 했습니다. 당시 가수 고대원씨와 함께 음반을 낸 적도 있었죠. 이제 나를 가장 많이 닮은 큰 아들 이유(포커즈 메인 보컬)까지 가수 데뷔를 했으니 3대째 대물림을 했네요”
그 역시 원로가수 고대원씨 밑에서 노래를 배웠다. 울산 MBC 노래경연에서 금메달 3개를 따면서 가수 데뷔를 목전에 두었지만, 아버지의 사망소식은 그를 다시 고향에 내려가게 했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계속하며 생계를 도우면서도 그는 노래에 대한 열망을 꺾지 못했다.
“숙자매 시스터를 키운 안태섭 선생을 만난 것이 행운이었죠. 요즘 가요계 환경이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우린 그 어려움을 겪은 탓에 항상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며 활동할 수 있는 저력이 생긴 거라 생각합니다”
그의 든든한 후원자이던 어머니가 요즘은 거동이 불편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6남매를 남부끄럽지 않게 키우기 위해 고생하던 어머니에게 그는 지난 1995년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을 안겨 드리기도 했다.
<하은선 기자>
<설운도 프로필>
1958년 부산 해운대 태생. 동래원예고등학교 졸업.
1982년 KBS 신인탄생으로 데뷔
1983년 KBS 10대 가수상 이후 방송3사 10대 가수상
및 트로트 부문상 20여회 수상
1990년 KBS 가요대상 후 방송3사 가요대상 13회
2008년 제15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대상
2010년 제11회 대한민국 연예문화상 문화대상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