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當) 5락(落)..4시간 자면 대학에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이 말이 한때 우리나라 수험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하지만 요즘은 잠을 줄여 공부하면 능률이 떨어져 오히려 좋지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이와 관련한 흥미있는 연구를 소개했다.
15년 전만 해도 사람이 밤에 최소한 4~5시간을 자면 인지행동은 손상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인체는 적은 수면량에 곧 적응해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연구는 밤의 수면시간 제한에 대한 것이었을 뿐이고 연구에 참가한 실험대상자들은 낮에 집에서 낮잠을 자거나 커피를 마시며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수면과 시간생물학 연구소장 데이비드 딘지스의 연구를 보면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 분야 연구에서 세계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딘지스 소장은 지난 2003년 연구에서 수십명의 실험대상자를 3개 그룹으로 나누어 1그룹은 하루 4시간, 2그룹은 6시간, 3그룹은 8시간을 자도록 했다.
낮 시간대에도 대상자들은 연구실에서 생활했으며 두 시간마다 수면부족으로 인한 주의력 결핍 점검실험(PVT)을 했다.
즉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단어가 나오면 즉각 반응하게 하는 실험으로, 반응이 0.5초 이상 늦으면 가수면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하게 된다.
10분간 진행되는 이 실험은 다소 지루하기는 하지만 잠을 잘 잔 사람들에게는 그리 어려울 건 없다.
우주비행사나 비행기 조종사, 트럭운전기사들의 주의력 집중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 실험이 종종 사용된다.
실험결과는 예상대로였다. 8시간 수면을 한 그룹은 실험이 끝나는 2주동안 주의력 결핍사례를 거의 보이지 않았다.
4시간과 6시간 수면 그룹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이 나빠져 갔다.
4시간 수면 그룹의 성적이 가장 나빴으며 6시간 수면 그룹도 그리 나을 것은 없었다.
실험 6일째에 6시간 수면 그룹의 25%가 컴퓨터 실험 도중 졸았으며 실험 마지막 날에는 실험 첫 날에 비해 5배나 높은 주의력 결핍 사례가 나타났다.
6시간 수면 그룹은 또 숫자와 상징물을 기억하게 하는 실험에서도 좋지 못한 성적을 냈다.
더하기와 빼기 문제를 풀게했을 때 속도와 정확도 면에서 8시간 수면자들에 비해 떨어졌다.
실험 마지막 날에 6시간 수면자들의 주의력 결핍 정도는 24시간을 연속으로 잠을 못자게 한 사람 수준으로 망가져 있었다.
이를 종합해보면 8시간 수면은 괜찮지만 6시간 수면은 인체에 좋지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럼 주의력에 안좋은 수면시간의 기준은 정확히 몇시간일까. 7시간은 괜찮은 것일까?
딘지스 소장의 동료가 이에 대한 실험을 진행중인데 초기 결과에 따르면 9시간 수면자의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는 반면 7시간 수면자들은 주의력 결핍 실험에서 초기 3일 동안 성적이 하락했으며 그 이후에는 낮은 수준에서 안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중에 미국인들이 하루평균 6.9시간을 자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런 수면량은 인체에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실험실 내부와는 같지 않다.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조명을 밝게 해 잠을 달아나게 한다. 사무실에서는 전화가 오거나 여기저기서 부르기도 해 졸음이 올 틈도 없다. 하지만 이런 경고음도 어디까지나 일정 시간에만 작용하는 것이어서 결국에는 주의력 결핍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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