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英ㆍ佛 "카다피 퇴진 때까지 작전"..나토, 공군기 추가 투입
브릭스 "서방 군사개입 반대"..카다피 딸 "굴복하지 않을 것"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리비아 민간인의 보호를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넘어서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제라르 롱게 프랑스 국방장관이 15일 밝혔다.
롱게 장관은 이날 프랑스 LCI TV와의 인터뷰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노력이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안보리의) 결의 1973호는 카다피의 미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주요 3국이 한 목소리를 낸다면 안보리는 새로운 결의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발언은 차후에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카다피를 축출하기 위해 리비아에 지상군의 투입 등을 승인하는 안보리의 새로운 결의를 이끌어 낼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3국 정상은 이날 자 워싱턴 포스트와 런던 타임스, 르 피가르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카다피 축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 정상은 기고문에서 "자국민을 학살하려 한 사람이 장래의 정부에 참여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카다피 부대에 저항했던 용감한 시민들은 무서운 보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3국 정상은 또 카다피가 권좌에 남아 있는 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연합군이 군사작전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나토의 28개 회원국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이틀째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나토의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조만간 리비아 작전에 더 많은 공군기가 투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라스무센 사무총장은 "여러 나라가 필요한 것을 지원할 것이라는 신호가 있다"며 "우리는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필요한 (군사적) 자산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나토의 최고사령관인 제이스 스타브리디스 미 해군 대장은 카다피 부대가 인구밀집 지역에서 인간방패 전술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인의 희생을 피하면서 정확하게 지상 공격을 할 수 있는 비행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공 등 브릭스(BRICS)의 5개국 정상은 서방의 리비아 군사개입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브릭스 국가 정상은 전날 중국 하이난성 싼야에서 열린 제3차 정상회의에서 "중동과 서아프리카 정세에 우려를 표시한다"며 "우리는 모두 무력사용 배제 원칙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들 정상은 또 리비아 사태와 관련, 안보리에서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면서 각 세력이 대화와 평화적 수단으로 갈등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비아에서는 전날 밤 카다피의 딸 아이샤가 25년 전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카다피의 옛 관저 건물에 모인 수백 명의 친정부 세력 앞에서 "리비아는 서방의 폭격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샤는 "내가 9살 때에 미사일과 폭탄이 비처럼 떨어졌다. 그들은 나를 죽이려 했고, 리비아의 어린이 수십 명을 살해했다"면서 "25년이 지난 지금 똑같은 미사일과 폭탄이 어린이들의 머리 위에 떨어지고 있으나 우리는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 국영TV는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지붕이 열린 SUV 차량에서 상체를 드러낸 채 트리폴리 시내를 지나가는 카다피의 모습을 방영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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