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문제 심각
도박 빠져 별거·이혼
가정파탄 한인들 많아
초등학생 남매를 두고 있는 한인 이모(47)씨는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최근까지 경제적 여유를 누리며 살아 왔지만 최근 부부 사이에 커다란 ‘벽’이 생겼다.
인터넷으로 관심 분야인 사진동호회나 자동차 관련 사이트를 찾아보기를 좋아하던 남편 이씨가 얼마 전부터는 밤을 새가며 인터넷에 빠지는 중독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 부인 이씨는 “밖에서는 술·담배도 잘 안하는데 집에만 오면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에 빠져 있다”며 “화상 채팅과 음란물을 보는 것 같은데 부부싸움을 수없이 했지만 이제는 지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남성 황모씨는 온라인 도박게임에 빠졌다가 직장과 가정에서 낭패를 겪고 있는 경우. 황씨는 최근 회사에서 점심도 굶어가며 온라인 도박을 하다가 들통이 나 회사에서 경고 조치를 당했고 참다못한 부인이 이혼을 요구해 전문기관의 상담을 받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도박이나 채팅 등에 빠져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의 위기에 처한 한인들이 많아지면서 한인사회에서 성인들의 인터넷 중독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인가정상담소에 따르면 5~6년 전만 해도 한 달에 단 한 건의 상담도 없던 성인들의 ‘온라인 중독’ 상담이 최근에는 한 달 평균 최소 10건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동안 온라인 게임 등 중독현상은 주로 청소년들에게만 국한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지만 갈수록 한인 성인들이 이같은 문제로 상담기관을 찾는 경우가 늘면서 최근에는 상담 사례의 대부분이 한인 30~40대 부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 중독은 부부 사이에 별거, 이혼 등으로 이어져 가정생활의 파탄에 이르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인가정상담소의 박혜영 카운슬러는 “온라인 중독자들은 채팅이나 게임을 통해 사이버 세계 캐릭터에 새로운 자아를 탄생시켜 자신의 자존감을 올리는 허황된 만족감에 빠지곤 한다”며 “온라인은 접속이 편리하고 익명이 보장되기 때문에 책임의식이 필요 없어 이에 중독되기가 쉽지만 중독이 온라인 도박이나 부정행위 등으로 연결되면 가정이 손상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 카운슬러는 이어 “문제는 온라인 중독에 빠진 이들은 대부분 ‘밖에서 돈 쓰고 술 마시는 것보다 건전하다’ ‘집에 있는데 무엇이 어떠냐’ 등 자신들의 중독문제에 대해 합리화하는 것”이라며 “온라인 중독은 자녀들 교육에도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가족 간 컴퓨터 사용 시간을 정해 놓고 공개된 공간에서 서로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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