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참사의 주역이었던 원자로 4호기의 모습. 사고 이후 콘크리트 방호벽으로 덧씌워져 방사성 물질 유출을 차단하고 있다.
수천명 사망·생태계 파괴
끝나지 않은 재앙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로 기록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이달 26일로 25주년을 맞는다. 원자로 폭발로 방출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원전 인근의 생태계를 송두리째 파괴한 무시무시한 참사였다.
지금도 수많은 피폭자가 암과 백혈병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원전 반경 30㎞ 이내 지역은 여전히 사람이 살 수 없는 통제구역으로 묶여 있으며 원전 주변의 방사능 수준은 아직까지는 정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4반세기가 지난 체르노빌의 무서움을 더해주고 있다.
■사고발생
1986년 4월26일 오전 1시23분45초(현지시간). 당시 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 동북부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4호기에서 두 번의 거대한 폭발음이 울렸다.원전 직원이 전력통제 시스템을 시험하던 중 원자로가 폭발한 것이다. 원자로가 위치한 콘크리트 건물의 지붕이 날아가고 시커먼 핵 구름이 하늘로 치솟았다. 건물은 순식간에 세찬 불길에 휩싸였고 원자로와 그 안에 있던 방사성 물질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역사상 최악의 원전사고로 기록된 체르노빌 참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사고 후 며칠이 지나도록 화재가 잡히지 않으면서 우라늄·플루토늄·세슘·스트론튬 등 치명적 방사성 물질 10t 이상이 대기로 방출됐다. 45년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의 핵 오염 수준보다 400배나 높았다.방사능 낙진은 바람을 타고 이웃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물론 동유럽과 스칸디나비아 반도, 심지어 미국 동부까지 날아갔다. 90년까지 계속된 사고 수습 동원 인원은 60만명에 달했다. 사고 7개월 뒤 원자로 4호기 잔해와 오염물질을 콘크리트로 덮어씌우는 응급처치 작업이 완료되면서 방사능 유출은 일단 차단됐다.
■피해상황
원전 반경 30㎞ 이내 지역은 통제구역으로 선포돼 모든 주민이 소개됐다. 약 37만명의 주민이 거주지를 떠나 안전지역으로 이주했다. 소련 정부의 늑장 대응은 인명 피해를 키우는 원인이 됐다. 사고 직후 침묵하던 소련 정부가 참사 이틀 뒤인 28일에야 TV 방송을 통해 사고 사실을 공표했다. 원전 인근 주민을 처음으로 소개시킨 것도 사고 발생 36시간 뒤였다.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는 지금도 논란거리다. 2005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유엔 기구와 주요 3개 피해국(우크라이나·벨라루스·러시아) 정부가 주도하는 ‘체르노빌 포럼’의 보고서는 사고로 인한 직접적 사망자 수가 56명이며, 4,000명이 방사능 피폭에 따른 암으로 사망하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06년 자체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등 3개국에서만 20만 명이 사망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9만3,000명의 피폭자가 암으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세계 62개 의료단체 모임인 ‘핵전쟁 방지를 위한 의사회’는 사고 처리요원 54만명이 불구자가 됐으며, 이 중 최소 5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야생동물도 죽거나 생식력 상실, 발육 중단 등 생태계 파괴도 심각했다.
■방호벽 작업 진행
원전 반경 30km 지역은 지금까지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소개 구역’으로 묶여있다. 폭발 사고가 난 원자로 4호기를 덮어씌운 콘크리트 방호벽에 금이 가는 등 붕괴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방호벽 위에 100년을 버틸 수 있는 추가 철제 방호벽을 덧씌우기 위한 작업도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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