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타르, 반군 국가委 승인..터키, 벵가지공항 운영
시르테 연결 도로서 교전..나토 "임무는 민간인 보호"
다국적군의 공습 지원 속에 수도 트리폴리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하던 리비아 반군이 28일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로 향하는 도로 위에서 카다피 친위부대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 지휘권을 인수한 나토의 사령관 찰스 부처드 중장은 이날 반군의 진격을 공중에서 엄호하고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공습 작전을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다국적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에 카다피 진영의 여러 목표물에 대한 폭격을 이어갔으며, 이들 목표물 중에는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국적군에 참여하고 있는 카타르는 이날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로 반군의 구심체인 국가위원회를 리비아의 합법적 대표기구로 승인했고, 터키는 구호품의 원활한 수송 등을 위해 반군의 거점 도시 벵가지의 공항 운영을 맡기로 하는 등 반군에 대한 국제사회의 직ㆍ간접적 지원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카다피 고향 연결 도로서 교전 = 다국적군의 공습 지원에 힘입어 동부 석유수출항 브레가와 석유시설이 밀집한 항구도시 라스 라누프 등을 순식간에 함락하고 리비아 국토의 중간쯤에 있는 빈 자와드에 입성한 반군은 여세를 몰아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하지만, 반군은 이날 시르테에서 동쪽으로 100여㎞ 떨어진 도로에서 픽업트럭에 탑재된 중기관총을 발사하며 반격에 나선 카다피 지지세력의 저항에 부딪혀 진격을 멈춘 상태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반군의 지휘관인 함디 하시 장군도 "시르테의 함락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카다피 부대와의 전투가 시르테로부터 100㎞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마을 나우파리야 밖에서 치러지고 있다고 AP 통신에 말했다.
앞서, 반군은 전날 동부의 교통요충지 아즈다비야에서 빈 자와드까지 수 백㎞ 구간을 불과 하루 만에 탈환하는 기록을 세웠다.
◇나토, 작전권 인수..시르테 등 폭격 = 미국과 프랑스, 영국이 주도해온 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군사작전 지휘권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넘겨졌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전날 상주대표부 대사급 북대서양이사회(NAC)를 마친 직후에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아래 리비아에서 전개되는 모든 군사작전의 지휘권을 떠맡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나토는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해 이미 시행 중인 리비아에 대한 무기수출 감시와 리비아 상공의 비행금지 감시 외에 민간인 보호를 위한 지상 목표물 공격과 관련한 작전 지휘권을 행사하게 됐다.
나토의 리비아 군사작전 사령관으로 임명된 캐나다의 찰스 부처드 중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토 항공기가 어제부터 리비아 상공의 비행금지 감시 임무에 들어갔다"며 다국적군의 공습은 반군의 진격을 엄호하고 카다피 세력으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 다국적군은 전날 밤과 이날 새벽 사이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와 카다피 고향인 시르테, 카다피가 속한 부족이 주로 거주하는 세브하 등지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특히, 트리폴리를 향해 진격 중인 반군의 다음 함락 목표인 시르테에서는 지난밤에 10여 차례에 걸쳐 강력한 폭발음이 들려 다국적군이 이 일대를 집중적으로 폭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야권 성향 일간지인 리비아 알-욤은 이날 남서부 도시 세브하에 있는 무기고가 공습으로 파괴됐다고 전하면서 다국적군의 폭탄이 상점과 민간인 거주 지역 등에도 떨어져 상당수의 민간인이 부상했고, 여러 채의 집이 파손됐다고 전했다.
◇카타르, 반군 국가위 승인 = 카타르는 이날 리비아 반군의 구심체인 국가위원회를 리비아인의 합법적 대표기구로 인정했다고 현지 관영 뉴스통신이 전했다.
카타르 뉴스통신은 이날 외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 "이번 승인은 국가위원회가 실제로 리비아와 국민을 대표하게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리비아 사태 초기 반군의 거점 도시 벵가지에서 출범한 국가위원회는 다른 지역의 대표자들을 아우르고 있고, 리비아인들 사이에서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압둘라만 알-아티야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카타르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알-아티야 사무총장은 "카타르가 국가위원회를 리비아 국민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로 인정한 것은 리비아 국민의 선택을 지지하고 정권의 계속되는 폭압으로부터 리비아 국민을 보호하기로 한 GCC의 결정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프랑스는 지난 10일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국가위원회를 리비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했으며, 유럽연합(EU)은 이튿날인 11일 브뤼셀에서 열린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국가위원회를 `정치적 대화 상대’로 인정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터키 정부는 리비아 내 국제 구호물품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반군의 거점 도시인 벵가지의 공항 운영을 맡기로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국제 구호물품의 발송 처리를 위해 터키가 벵가지 공항 운영을 책임지기로 하는 내용을 담은 합의가 양측 사이에 이뤄졌다"고 밝혔다고 현지 아나돌루 통신이 보도했다.
터키 정부의 벵가지 공항 운영은 리비아 반군 세력의 요청으로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정부는 또 카다피 정권과 반군 간 교전을 끝내기 위해 협상을 중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