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오는 25일 예멘에서 대규모 반(反) 정부 시위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친 정부 성향 시민들의 맞불 시위도 예정돼 있어 유혈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예멘군 또한 시위대를 지지하는 정규군 일부 부대와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공화국수비대 간에 교전이 잇따르는 등 군대 간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살레 정권 찬반 세력 충돌 우려 = 예멘 야권과 시위대는 25일 수도 사나에서 금요기도회를 마친 뒤,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열 예정이다.
시위대는 이날을 `자유 행진의 날’로 명명하고 수십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위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시위대는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이 올해 안에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내년 1월까지 퇴진하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혔지만, 살레의 즉각 퇴진만이 예멘의 혼란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며 시위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살레 대통령은 이날을 `자제의 날(Friday of Tolerance)’로 명명하고 지지자들에게 정부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도록 촉구했다.
친 정부 시위대는 예전에도 단검, 쇠몽둥이 등으로 무장하고 여러 차례 반 정부 시위대와 충돌을 빚은 전력이 있어 양 측간 유혈 충돌이 우려된다.
특히 예멘 의회가 지난 23일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비상조치법을 승인한 상태여서 당국의 강경진압 또한 예상된다.
반 정부 시위대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 시위 땐 경찰과 친 정부 시위대가 시위장소 인근 건물 옥상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해 52명이 숨졌다.
◇군끼리 교전..3명 부상 = 이런 가운데 예멘 반(反) 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군인들과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인들 간에 다시 교전이 발생, 3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24일 전했다.
현지 의료진과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교전은 예멘 남동부 무칼라 지역에서 반 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정규군과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국수비대 간에 이뤄졌다.
이번 충돌은 지난 22일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양측 간 교전으로 2명이 숨진 지 이틀 만에 재발한 것이다.
예멘 군 내부에서는 지난 21일 알리 모흐센 알-아흐마르 소장 등 장성 3명이 시위대 지지를 선언한 이후 시위대에 동조하는 군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은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으려는 시도는 내전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며 "나는 시위대에 합류한 군 장교들에게 그들의 결정을 재고하고 군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흐마르 소장은 그러나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은 권력에 대한 욕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아랍권에서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지만 이는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라며 "우리 군이 시민들의 혁명을 강탈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위대를 지지하는 군부대는 이미 시위 장소인 사나대학 인근 광장에 장갑차 등을 배치하며 시위대 보호에 나섰고, 대통령 친위대는 왕궁과 중앙은행 등 주요 지점에 탱크를 배치하며 상대방 공격에 대비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외국 공관.기업 철수 러시 = 살레 정권 찬.반 세력 간 충돌 우려가 높아지자 각국 공관과 기업들은 잇따라 출국길에 나서고 있다.
예멘 주재 독일대사관은 필수 요원을 제외한 모든 공관 직원과 자국민들을 예멘에서 출국시켰다고 밝혔다. 지난달 250명이었던 예멘 주재 독일인은 현재 36명으로 줄었다고 대사관은 밝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자국민에게 "지체 없이 예멘을 떠나라"고 강조했고, 러시아 외무부도 자국민의 즉각 출국을 당부했다. 영국과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외국 정유업체들도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한편, 예멘 정부는 이날 남부 아비안과 마리브 지역에서 군 작전을 통해 알-카에다 대원 15명을 사살했다고 국영 뉴스통신사 SABA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경찰청은 터키에서 예멘 북부 사다지역으로 향하던 화물에서 총기류 1만6천정을 발견해 압수했다고 밝혔다. 두바이 경찰은 이번 무기 밀반입 혐의로 5명은 아랍국가에서, 1명은 터키에서 검거됐다고 밝혔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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